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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中2와 재선의원

지난해 수원시내 중학교 교장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 여러 가지 화제 중 하나가 ‘중학교 2학년’의 정체성이었다. 요즘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는 바로 중2에 대한 고민이 쏟아졌다. 도대체 조율이 안 된단다. 중1은 중학교 신입생이라 적응하느라 고심하고, 중3은 본격적인 입시생활을 위한 준비로 방향이 정해지지만 중2는 이도저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죽하면 ‘아줌마’라는 제3의 성(性·Gender)과 함께 세계인들의 사전에 이름을 올려야 할 특이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행동적 특질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자신의 처지나 실력 등과 상관없이 이 세상 누구와도 맞붙어서 이길 수 있다는 철없는 확신이다. “마음만 먹으면 6개월 내 1등을 할 수 있고, 운동만 하면 격투기선수도 이길 수 있다”는 정도의 자기최면이다.

정치권에도 비슷한 확신 속에 살아가는 종족이 있다. 바로 재선(再選) 국회의원이다. 초선(初選)의원의 경우 300명에 불과한 대한민국 헌법기관이자 입법부의 구성원으로서 국정과 지역구 챙기기에 올인 한다. 누구를 보거나 온화한 미소 속에 고개를 숙이고, 지역구 민원이라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간다. 뿌듯한 자긍심 속에 자리가 주는 안락과 권위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도 초선의원이다.

하지만 재선의원은 조금 다르다. 국회의원이라는 자긍심이 지나쳐 자신도 모르게 권위의식에 빠지는 경우를 본다. 행차 시에도 초선시절 볼 수 없었던 수행원들이 많아진다. 또 여의도 진출이라는 대망(大望)을 이루기 위해 도원결의를 다졌던 창업공신들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예스맨들이 빈 공간을 채워간다. 심지어 “살인만 아니면 무엇을 하던 대한민국에서 내게 손댈 사람은 없다”는 어의를 상실케 하는 오만을 직접 목도한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재선 국회의원의 3선 도전은 어렵다는 게 여의도의 정평이다.

굳이 중2와 재선(2선)의원의 공통점을 찾자면 가치혼란이나 부조화를 심하게 겪는다는 것이다. 특히 알 수 없는 ‘허세’와 ‘제어 안 되는 힘’은 자칫 몸을 망치기 일쑤다. 또 중2가 사춘기시절 성장통이라면, 재선의원 또한 중진의원으로 가는 진통이다.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통과하면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국가 미래를 책임질 중진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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