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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실언과 망언 그리고 정언

 

실언(失言)은 국어사전엔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실수로 잘못 말함, 또는 그 말”이요, 영어사전엔 “부적절한 말(an impropriety in speech) 혹은 혀의 미끌어짐(a slip of the tongue)”으로 풀이되어 있다. 정언(正言)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바른말을 함, 또는 그 말”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언보다는 실언을 헤아릴 수 없이 허다하게 하는 것을 보고 나 자신이 깜짝 놀란다. 그만큼 바른말하며 살아가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바른말을 하려면 우선 양심이 정의롭게 서야 하고 그래야만 올바른 행동으로 귀결될 수 있다. ‘정언정행’이란 정(正)으로 ‘언행일치’이어야만 명분을 얻을 수 있으며 모든 길로의 소통이 가능한 법이다. 거침이 없고 막힘이 없는 사통팔달(四通八達)한 시원한 정직이다. 그것이 정도(正道)다.

그러나 실상, 현실을 놓고 볼 때 실언을 통한 자기 과오를 은근히 면하려고 한다. 영어로 ‘혀의 미끌어짐’이 아주 적절할 것이다. ‘혓바늘이 돋아서, 혀에 상처가 나서’ 등으로 핑계를 대면서 ‘말이 헛 나왔다, 미안하다’ 하면 실수에 따른 자신의 귀책사유(歸責事由)치고는 빠져나갈 이유가 많다.

어느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중엔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남해안 양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치어를 방류하면서, ‘방류’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자 “치어를… 어떤 의미에서는 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라는 명언(?)을 남겼다. 일견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다. 왜 시(詩)에서 낯설기 표현법이 있지 않은가? 나무를 심듯이 어린 물고기인 치어를 심는다는 표현은 참신하고 재미있다. 사실관계를 따지면 실언(失言)이겠지만 시적 표현으로 보면 매우 독창적이고 참신하다.

최근엔 실언을 넘어 망언(妄言)을 일삼는 일본정치인들을 보면서 착잡하기 그지없다. 역사를 왜곡해도 유분수지, 이러다간 한반도가 저희들 땅이라고 망언을 할 때가 오지 않을까? 현 아베 총리의 외조부는 A급 전범으로 처벌을 받은 기시 전 총리라고 하며 부친은 20여 년 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아베 신타로 전 외무장관. 어찌 3대에 걸쳐 우리 대한국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의 조선침략과 강점은 남북분단의 단초가 되지 않았는가? 식민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의 핵심정치 세력들의 망언을 잊을 만하면 들어야 한다. 이러다가는 부지불식간에 우리가 세뇌되어 그들의 논리에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런 불행한 일은 결단코 없어야겠다. 이는 역사를 왜곡하는 망언의 극치다. 정언을 해야 할 때 은근히 실언을 통하여 여론의 의중을 떠보는 태도는 노골적인 망언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애교로 봐줄만 하다.

정언정행이 정착되어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 국제관계에서 한일 간 최근의 상황은 신뢰에 금이 가는 형국이다. 우리 개개인도 그에 준한다고 할 수 있다. 공의(公義)로움을 지키기 위해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뿐인 목숨을 걸었다. 어차피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이 정한 이치이므로 사회적 정의를 바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자유와 진정한 생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기희생을 통하여 대의를 이룬다면 의인(義人)이 아닐 수 없다.

망언은 사악한 궤변이므로 멀리해야 한다. 실언도 간혹 재미있는 경우도 있지만 거듭 반복하면 진실성이 결여되어 망언의 수준으로 비화되는 수 있다.

정언정행만이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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