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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태공(太公)의 팔관법(八觀法)

천하를 다스림은 군자 여럿이 모여도 부족하지만 망치는 것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고 했던가. 그래서 나랏일을 맡길 큰 인물을 찾고 임용하는 데 보다 신중하고 엄중하게 검증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또 훌륭한 지도자란 자신이 혼자 똑똑한 것보다 어진 인재를 잘 등용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기 위해선 이를 가늠할 줄 아는 덕목이 필수다. 그 덕목을 제대로 사용 못할 때 임용한 인재가 오히려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임용 후에도 잘 살펴야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재는 간신으로, 혹자는 충신으로 분리되는 권력의 속성을 감안해 볼 때 더욱 그렇다.

중국 한나라의 유향은 나쁜 신하를 6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중 하나가 ‘아부하는 신하’다. 주인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하며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다. 서로 비호하고 종용하면서 함께 먹고 나중의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다. ‘무능한 신하’도 있다. 자리보존이 최대 목표다. 대세를 내세워 두루뭉술하게 행동하고 머리 수 채우는 것이 유일한 역할이다.

‘이중 인격적 신하’도 있다. 간사한 속내를 감추고 겉으로는 겸손하고 말솜씨가 뛰어나 사랑도 받는다. 그러나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면 음해 일색이다.

‘재능과 지혜를 자신을 위해 쓰는 신하’도 있고 아예 ‘조직에 반기를 드는 신하’도 있다. ‘자신의 주인이나 조직을 부추겨 패망으로 이끄는 신하’도 있다. 그는 모든 잘못을 조직이나 주인에게 덮어씌우고 사리사욕을 채우며 주인을 기만한다.

그래서 예부터 유독 간신 분별법이 많았나 보다. 춘추전국시대 강태공의 저서 육도(六韜)에도 나와 있다. 이른바 팔관법(八觀法)이다. 충·간신을 구분하려면 질문을 해서 그 대답하는 말을 살핀다.

자세히 말을 캐물어서 그 반응을 살핀다. 몰래 사람을 보내 그 성실함을 살핀다. 핵심을 찌르는 말로 그 덕을 살핀다. 돈 관련 일을 시켜 그 청렴함을 살핀다. 여자를 붙여주어 그 단정함을 살핀다. 위급한 상황을 알려 그 용기를 살핀다. 술에 취하게 해서 그 솔직한 모습을 관찰한다.

방미 중 성추행으로 국격에 먹칠을 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보며 간신과 충신을 변별해내기 위해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본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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