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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의 혀는 거짓말의 혀보다 낫다’는 터키 속담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바보에게는 쓸 약이 없다’ ‘바보는 죽어도 낫지 않는다’는 일본 속담도 있다.

전자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할 때, 후자는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을 빗댈 때 쓰는 표현이다. 우리나라 속어에는 ‘구라’라는 말도 있다. 말을 많이 하는 행동이나 거짓말을 가리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처음에 일제 강점기 도박판에서 유래되었다. 일본말 중 ‘구라마스’는 한국어로 ‘속이다’라는 의미로써, 이 단어가 ‘구라’로 변형된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요즘도 ‘구라 치지마!’라며 상대방 거짓말을 비하할 때 간혹 쓴다.

거짓은 항심(恒心)을 잃었을 때 나온다. 맹자는 항심(恒心)이란 도덕을 지키려는 마음, 법을 지키려는 마음,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는 마음이라 했다. 때문에 선현들은 불항기덕(不恒其德: 항심을 잃거나 변했을 때)하면 혹승지수(或承之羞: 간혹 수치스러운 일을 당한다)한다며 거짓으로 인한 폐해도 지적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까. “얼굴의 심리학” 저자 폴 에크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책에서 거짓말에는 ‘속이는 기쁨’이 존재한다고 적고 있다. 거짓말을 통해 남을 속이면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있다는 우월감을 느낄 수 있으며, 나아가 거짓말은 자존감 유지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좌절과 열등감이 거짓말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요즘 칸영화제 ‘외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의 거짓말이 지역정가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사퇴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비서를 시켜 사과문만 달랑 내놓았을 뿐이다. 내용도 해명 일색이다. 때문에 반성은커녕 진정성마저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도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백모상 핑계를 빗대 “의장님 큰 어머니는 프랑스 사람?”이라는 수치스런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 의장은 사과문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장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도민들이 수긍할지 궁금하다. 폴 에크먼 교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는데, 윤 의장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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