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6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신수원팔경’도 생각해 보자

최근 수원에서는 ‘수원팔경’을 두고 논쟁에 휩싸였다. 한 민속학자가 기존의 ▶화산두견(花山杜鵑, 화산 숲속의 두견새 소리) ▶용지대월(龍池待月, 방화수류정에서 달) ▶화홍관창(華虹觀漲, 화홍문 7간 수문에 쏟아지는 물보라) ▶남제장류(南堤長柳, 수원천 긴 제방에 늘어진 수양버들) ▶북지상련(北池賞蓮, 만석거에 핀 아름다운 연꽃) ▶광교적설(光敎積雪, 광교산에 쌓여있는 흰 눈) ▶서호낙조(西湖落照, 서호와 여기산에 비치는 저녁노을) ▶팔달청람(八達晴嵐, 팔달산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 등 수원팔경이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조작된 일제의 문화 잔재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에 수원시가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실시하고 지역 학자들 사이에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수원8경에 대한 새로운 입증자료인 이원규라는 사람의 ‘수원팔경가(水原八景歌)’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수원시는 1912년 매일신보에 소개된 이원규의 ‘수원팔경가(水原八景歌)’를 최종 수원팔경으로 잠정 선정했다. 매일신보에 게재된 수원팔경가는 1914년에 출간된 사카이 마사노스케(酒井政之助)의 ‘발전하는 수원(發展せる水原)(1914)’에 각각 수록된 후지노 군잔(藤野君山·1913)과 사카이(酒井政之助)의 수원팔경과 나이또오(內藤倫政)의 ‘고적과 풍속(古蹟と風俗)’(1927)보다 앞서 있는 것이다.

특히 이원규의 수원팔경가를 비롯해 수원지역에서 회자되던 수원팔경을 일본인들이 바꿔치기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원규의 수원팔경과 일본인들이 채록한 수원팔경은 얼핏 비슷해 보이나 미묘한 차이가 있다. 즉 일본인들은 이원규의 수원팔경에서 ‘화산두견(花山杜鵑)’ 대신 ‘화산척촉(花山?? )’을 사용하고 있다.

‘두견’은 철쭉이라는 의미인데, 이 용어는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사용하는 경우이다. 중국과 일본은 척촉이라는 용어만을 사용하고 있단다. 또 ‘팔달제경(八達霽境)’ 대신 ‘팔달제미’ 및 ‘팔달청람’으로 바꾸었고 ‘나각망월(螺角望月)’을 ‘나각대월’ 또는 ‘용지대월’로 바꾸어 사용했다.

이 같은 논란의 과정에서 바람직한 의견들도 개진됐다. 즉, 천편일률적인 중국식의 ‘8경’ 대신 ‘10경’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고, 어려운 한문 대신 외국인이나 아이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글로 풀어 쓰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특히 수원팔경 중 일부는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옛 정취를 잃어버렸으므로 새로운 수원팔경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관심을 끌었다. 역사 속의 진실을 밝히는 것도 옳지만 현실에 맞는 새 경승도 지정할 필요가 있다.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