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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미술관, 왜 화성행궁 앞인가

인구 115만이 넘는 수원시엔 아직까지 미술관 하나 없다. 단순히 전시기능만 하는 수원미술 전시관이 있을 뿐이다. 현대의 미술관은 소장품을 전시하고 보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학술 연구, 교육, 출판, 지역민과 문화예술인들과의 교류, 마케팅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예술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미술관이 필요하다. 인근에 수원시민들이 많이 찾는 이영미술관이 있지만 여긴 엄연히 행정구역상으로 용인시다. 그래서 비단 미술인들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한목소리로 수원미술관의 필요성을 얘기해 왔다.

수원예총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은 그 동안 수원미술관 건립을 여러 차례 수원시에 건의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지역 인사 37명으로 구성된 ‘수원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되고 미술관 건립을 현안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그리고 반갑게도 현대산업개발(주)이 기업이윤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미술관 건립을 약속하는 기부 의사를 밝혀 왔고, 곧이어 7월 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수원미술관은 300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미술관 건립 뒤엔 수원시에 기부된다.

수원미술관 건립을 위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노력과 현대산업개발(주)의 사회적 공헌을 위한 기부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수원미술관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라는 물음도 일단 뒤로 밀어두자.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왜 하필 화성행궁 앞인가’ 하는 점이다. 화성행궁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모태다. 일찍이 정조는 왕위를 아들에게 양위하고 수원으로 내려오기 위해 행궁과 화성을 건설한다. 정조는 이곳에서 백성들을 위한 새로운 꿈을 실현하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수원문화원장 시절부터 행궁복원을 위해 그토록 애를 썼고, 결국 그 꿈은 이루어졌다.

심 전 시장의 ‘정치적 적자’라고 불리는 현 염태영 시장도 신풍초등학교를 이전하면서까지 화성행궁의 미복원 시설인 우화관 복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행궁을 가로막는 건물을 그 앞에 짓는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두 차례나 화성행궁과의 주변 조화를 이유로 제동을 걸기도 했다. 또 미술관의 규모가 커 화성행궁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 위원만이 아니다. 지역의 역사 문화단체 회원들도 ‘행궁 앞 미술관’에 대해 드러내놓고 우려를 하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수원미술관 건립은 적극 찬성한다. 그런데 왜 하필 행궁 앞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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