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대종상영화제는 1962년 개최됐다. 그리고 올해로써 50회를 맞는다. 1회 때는 <연산군>이 최우수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작년에 개최된 49회 때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최우수작품상 등 15개 부문을 휩쓸었다. 대종상은 20년 넘게 정부와 관변단체가 주도하다 제26회(1987년)부터 48회(2011년)까지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해 왔다. 그리고 그해 11월 연합회는 정기총회에서 대종상 영화제 개최 자격과 권한을 ‘(사)대종상영화제’로 이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작년 49회는 (사)대종상영화제가 주최했다.
대종상은 한때 국내 영화상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국영화 진흥에 기여한 공로도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1996년 열린 제34회 영화제에서 개봉도 하지 않은 <애니깽>이 작품상에 선정되면서 권위가 실추되기 시작, 개최하는 영화제마다 공정성 시비와 운영 미숙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작년 <광해>가 15개 부문 상을 휩쓸자 인터넷에선 <벤허>나 <아바타>도 못 이룬 15관왕이 탄생했다, “대종상은 대충상(대충 주는 상)이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기도 했다. 때문에 최근엔 영화계 주축이라 할 수 있는 영화인회의 등 후배 영화인들조차 찬밥 취급을 하기도 한다.
주최 측인 연합회 내홍도 심하다. 개최 자격과 권한을 놓고 (사)대종상영화제와 협회 간 법정싸움도 벌였다. 최근 법원은 작년 2월에 출범한 (사)대종상영화제 설립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거듭나겠다며 만든 사단법인이 1년 만에 중도하차한 것이다. 국고 지원금과 기업들의 협찬금으로 진행되는 영화제에 각종 이권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 내홍의 원인이다.
수원시가 올 11월에 열리는 대종상영화제 유치에 공을 들이는 모양이다. 수원화성문화제 50주년을 맞아 같은 나이의 대종상 본상 시상식을 수원에서 개최한다는 복안이다. 영화제 50년 역사상 서울 외 지역 개최는 처음이라며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면밀히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다. 서울 이외의 미개최는 서울시의 예산지원 때문이어서 유치에 적잖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역사가 깊다고 권위까지 높은 것은 아니다. 같은 50년이라고 억지로 꿰맞추기식 유치를 한다면 오히려 실망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