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도시다.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화성행궁 등 문화유산이 있고 전통시장이 구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며,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특색 있는 먹을거리도 있다. 이를테면 전국적으로 이름 높은 ‘수원갈비’를 비롯해 지동시장 안의 ‘순대타운’, 나혜석거리의 ‘생맥주타운’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 수원의 음식명소가 한 군데 더 늘었다. 행궁동 통닭거리다.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8번길 중 팔달문과 창룡대로를 잇는 300m 구간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팔달문과 종로 사이 동쪽 골목과 수원천변에 포진한 11곳의 통닭집들인데 ㅁ, ㅈ, ㅇ통닭집 등은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대표적인 집들이다. 이중 ㅁ통닭집은 70년대 초에, ㅈ통닭집은 80년대 초에 창업했다. 이후 ㅇ통닭집이 등장해 ‘통닭 3국지’ 형세를 이루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후 인근에 통닭집이 집중돼 ‘통닭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입소문과 인터넷을 통해 수원 통닭거리는 또 다른 수원의 명소가 됐다. 수원에서 숙박을 하는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통닭과 함께 시원한 생맥주 한잔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이도 있다.
비슷해 보이는 통닭집들이지만 각 업소마다 맛의 비법이 있고 영업 전략도 다르다. 어느 집은 서비스로 모래집을 튀겨 내오고, 어느 집에선 감자튀김이나 닭발을 준다. 어느 집은 통째로 튀겨주는 ‘가마솥 식 통닭’이 맛있고, 다른 집은 반죽을 입혀 튀긴 닭이 소문났다. 양념통닭이나 파닭, 마늘통닭 등 메뉴도 다양하다. 각 업소들이 이대로만 잘 운영해 나간다면 수원의 명소가 아니라 한국의 맛집 명소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특히 수원시가 오는 9월 ‘생태교통 수원 2013’과 ‘화성문화제’ 등 대규모 국내·외 행사를 기점으로 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원 통닭거리의 통닭축제 개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선지 삐거덕 거리는 불협화음이 들려온다. 점포들의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본보 보도(4일자 22면)에 의하면 업소들 간의 헐뜯기 식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민원 내용은 점포 외부에 조리시설을 설치해 닭을 튀기거나, 테이블을 야외에 설치해 손님을 받는 영업행위 등 상대 점포의 불법 행위 등에 대한 민원 제기가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불법행위는 마땅히 바로 잡아야겠지만 서로 단합해 활성화시켜야 할 업주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인다면 통닭거리를 위상은 추락된다. 상생을 생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