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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상선약수(上善若水)

상선약수(上善若水).

무엇을 뜻하는지 당최 모르겠지만 물이 좋다는 의미겠다. 물은 순리(順理)이고 생명(生命)이고 도(道)이기 때문이다. 물은 흐르다 장벽을 만나면 굽이쳐 돌고 빗겨가며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차고 넘칠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알고 넘어가거나 돌아가거나, 할 뿐이다. 사람이 물을 닮고 싶은 까닭이다. 장마 전선이 수마(水魔)인 시기에 흡사 물 예찬으로 보일까봐 불안하기도 하지만, 인간 세상에 물보다 친밀한 물질이 있을까 싶어 긁적거린다.

그래서인지 물(水)은 우리네 삶과 친밀하다. 술(酒)이 그렇고 법(法)이 그렇다. 삼 수(水)변이 꼭 붙는다. 인간과 친밀한 물질에는 언제나 물이 함께한다. 한자가 단순히 언어 기능을 떠나 인간의 또 다른 유전자라고 할 때, 왜 중요한 단어에는 꼭 물 수(水)자가 함께하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하여,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 물일까.

다시 상선약수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일관되게 도(道)는 물과 같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제8장에서 ‘최고의 선(善)이란 물과 같다(上善若水)’라며 물이란 능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도(道)는 원래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며,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것이다. 즉, ‘아득한 태고시대로부터 자연적으로 존재하면서, 우주와 만물을 다스리고 있는 절대적이면서도 현묘 불가사의한 영원불멸의 허무’인 것이다. 그 중에 제일은 물이다.

물처럼 사는 것. 현자(賢者)거나 몽인(夢人)이거나, 그러고 싶은 무엇이다.

제헌절(制憲節)이다. 법(法)은 물(水)처럼 살(去)라는 뜻이겠다.

‘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인간을 도우셨다는 우리 옛적/삼백 예순 남은 일이/하늘 뜻 그대로였다/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옛 길에 새 걸음으로 발 맞추리라/이 날은 대한민국 억만 년의 터다/대한민국 억만 년의 터.’

우리도 이 말처럼 법, 그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법이 어디 그런가. 가진 자들의 논리로만 움직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를 이 땅에 있게 한,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 되짚어 볼 일이다. 정략에 얽매어 백성을 팔아넘기는 저열한 수작은 접고.

최정용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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