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보 1면에 실린 사진은 버려지는 휴대전화의 문제점을 한눈에 보여준다. 오른쪽 통단으로 게재된 이 사진에는 경기도 남부지역 초·중·고교에서 수거한 각양각색의 휴대전화가 꽉 차 있다. 지난 6월부터 2개월이 채 안 되는 사이에 거둬들인 13만대 가운데 일부라고 한다. 방학 전 짧은 기간에 모은 양이 이 정도이니 연중 수거하면 도대체 어떤 광경일지 가늠이 안 될 지경이다.
이번 수거작업은 화성군 장안면에 있는 사회적기업 컴윈(COMWIN)이 경기도와 손잡고 벌인 ‘범도민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2003년 설립된 컴윈은 노후 컴퓨터를 수거, 수리 재조합해서 정보소외계층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이미 이름이 꽤 알려진 업체다. 자활 일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전기전자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사업방식이다. 이 컴윈이 본격적인 폐 휴대전화 재활용에 나섰다니 신선하다. 더구나 잠재적 가능성이 큰 영역이어서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휴대전화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라고 한다. 세계 평균의 2.5배다. 게다가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휴대전화를 가장 자주 바꾸는 국민이다. 연간 교체율이 무려 67.8%에 이른다. 10명 중 7명이 1년에 한 번 휴대전화를 바꾸는 셈이다. SA는 앞으로도 한국인들이 60% 수준의 교체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휴대전화는 대략 2천500만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폐 휴대전화의 수거 재활용률은 고작 40%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캠페인으로 재활용률이 다소 올라간 것이지만 여전히 1천800만대는 그냥 버려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이중 820만대는 ‘장롱폰’이 되어 처박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1대에는 평균 0.034g의 금, 0.2g의 은, 10.5g의 구리가 들어있다. 이밖에도 코발트, 팔라듐 등 희귀금속이 사용된다. 만약 1천800만대를 모두 수거하여 광물질을 회수할 경우 연간 보유가치만 1천12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경제적 가치도 가치지만, 자원 순환의 습관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초·중·고의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은 지속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 컴윈은 정보소외계층에 컴퓨터를 보내주는 업체로 유명하다. 폐 휴대전화 수거 재활용도 제대로 지원만 받는다면 저소득층 일자리 확보와 자원재활용 외에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지역사회 전체가 더 다각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을 모색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