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7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부부가 살면서 서로를 챙겨주어야 하는 특별한 날들이 있다.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그 중 대표적인 날이다. 특히 결혼기념일은 부부에게 있어서 뜻 깊게 되새기며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혹시 어느 한쪽이라도 까맣게 잊고 지나칠 경우 두고두고 서로 간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별한 만큼 예부터 지칭하는 명칭도 결혼 후 특정한 주년(週年)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영국에서는 19세기부터 결혼 후 5년째 되는 해를 나무(木)로, 15년째를 동(銅), 25년째는 은(銀), 50년째는 금(金), 60년째를 다이아몬드 혼식(婚式)이라 명명하고 서로 축하를 하고 축하를 받아 왔다. 부부의 해로 연차를 나름대로 명칭을 붙여 5회로 나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풍습은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점차 사치스러워져서 결혼 후 10년째에는 주석(朱錫)을, 20년째에는 도기(陶器)를 추가했고 동시에 15년째의 동(銅)이 수정으로 바뀌어서 부여하는 연차도 모두 7회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더욱 세분화 됐다고 한다. 1년째에 종이(紙), 4년째에 가죽, 30년째에 상아, 40년째에 모직, 45년째에 명주라는 명칭을 더하는 등 모두 17회로 나누고 있다. 남편들로선 어지간히 정신 차리지 않으면 외우기도 힘들 정도다.

선물도 지어진 이름에 걸맞은 소재로 만든 것을 주로 건넨다. 1년째인 지혼식(紙婚式)에는 종이를 사용한 물건, 예를 들면 그림이나 서적 등을 선택하고, 은혼식이 되면 남편은 아내에게 은제품을 선물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외국의 경우일 뿐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요즘의 젊은 세대는 나름대로 이벤트를 마련, 개성 있는 결혼기념일을 즐기는 것이 대세다. 그러나 남편들은 이것 또한 힘든 모양이다. 결혼기념일을 보통 피곤해하지 않으니 말이다.

얼마 전 결혼 정보회사가 젊은 기혼 남녀 1천300명을 대상으로 결혼기념일에 관한 조사 결과가 흥미롭게 나와 화제였다. 남성 10명 중 4명은 결혼기념일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자유시간’이라고 답해서다. 기념일 하루만이라도 아내와 보내기보다는 혼자 자유를 즐기겠다는 뜻이다. 가장 가까운 것이 부부이면서도 때론 떨어져 있고 싶은 것은 나이에 관계없이 같은 맘인가 보다.

/정준성 논설실장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