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살면서 하루가 멀다 하듯이 자주 보거나 만나고 지내는 것은 친척 이상이고 형제 이상의 친분을 쌓게 된다. 하지만 형제가 울타리 안에서 서로 싸운다 해도 외부에서 얕보거나 덤비는 자가 있으면 형제는 한 몸이 되어 이를 막는다. 그리고 아주 좋은 벗이 있다 하나 막상은 돕는 바가 없다(兄弟于牆外御其務每有良朋烝也無戎) 금세에 무릇 사람은 형제만한 이가 없다고 했으니(凡今之人莫如兄弟) 물과 피를 비교할 수 없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6.25전쟁 때 부모형제를 잃고 여기저기 묻혀있는 시신을 찾는 비참한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떤 이는 말하길 ‘타인을 두려워하고 기피해도 형제는 매우 걱정하며 언덕과 습지에 쌓여 내팽개쳐진 시신 속을 뒤져가며 형제를 찾아 나선다’(死喪之威兄弟孔懷原濕矣兄弟求矣) 하였으니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古典(고전)에 兄弟爲手足 夫婦如衣服 衣服破時更得新 手足斷時難再繼(형제위수족 부부여의복 의복파시갱득신 수족단시난재계)라 하였다. 형제는 내 몸의 손과 발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은 것. ‘의복은 해지면 다시 사 입을 수가 있지만 수족은 떨어져 나가면 다시 이을 수가 없다’는 말로,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한 몸에서 태어난 한 몸이라는 걸 잠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