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북부민자도로(이하 북수원민자도로) 건설을 놓고 도로건설을 할 수밖에 없다는 수원시와 이를 반대하는 수원 광교초·중학교 학부모, 시민단체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수원시청을 항의 방문한 예비학부모가 북수원민자도로 건설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삭발했다. 본보(24일자 23면)에 보도된 삭발장면 사진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원래 삭발은 불가에서 속세의 잡다한 인연과 탐진치(貪瞋癡:탐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를 끊고 용맹정진하기 위해 출가하는 스님들의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속세에서도 집단이나 개인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삭발을 하는 경우는 많다. 시위나 농성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주로 남성들이긴 하지만 이번엔 여성 학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삭발을 했다. 북수원민자도로에 대한 광교초·중학교 학부모들의 우려와 반감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지난 17일에도 현장학습이란 명분으로 광교초등학교 학생 400여명과 학부모, 시민단체 등 500여명이 수원시청을 항의 방문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 학생들을 동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북수원민자도로는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을 잇는 폭 20m(왕복 4차로), 길이 7.7㎞ 도로다. 총 사업비 3천94억원이 들어가는 이 도로는 2008년 12월 동부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 도로건설을 본격화 했다. 사업비 가운데 보상비 1천400억원은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으로 충당된다. 그러나 이 사업을 반대하는 광교 초·중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은 북수원민자도로와 학교 간 거리가 25m밖에 안 돼 아이들이 소음과 매연 등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참 어이가 없다. 경기도시공사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광교초·중학교를 도로 인접 지역에 배치했는지 모르겠다.
광교 초·중 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의 주요 반대 주장을 정리하면 ▲초·중학교 교육환경 및 주거환경 훼손 ▲광교산 녹지훼손 ▲실주민이 이용 못하는 폐쇄형 도로 등이다.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틀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원시는 이 사업이 2007년 5월16일 국가교통위원회에 추진 결정된 사업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광교신도시와 국도43호선의 교통혼잡이 극심하게 유발되고, 기 조성된 상현IC~하동 간 도로가 무용지물이 된다며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경기도시공사-수원시는 학부모, 시민단체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방음벽이나 구간 지하화 등 모든 대책을 논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