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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까지만 해도 겨울 한강에서는 얼음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것도 강 한 가운데 인도교 부근에서다. 대부분 얼음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견지낚싯대를 예닐곱대씩 드리운 전문 꾼들이다. 손맛을 보기 위해 엄동설한에 얼음 위에 턱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로는 대단한 취미다 싶겠지만 사실 이들은 낚시광이라기보다 전문 어부들에 가까웠다. 생업이 고기 잡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 한겨울이면 한강 곳곳에서 얼음아래 물고기를 몰아 ‘방’을 만들고 그 위에 구멍을 뚫어 잉어를 잡는 견지 낚시터가 많았다. 상류인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팔당지역을 비롯 왕십리, 뚝섬 등 한강 상류 곳곳에서 1970년대 초까지 성행하던 우리의 겨울철 얼음낚시 풍속이었다. 각 지역마다 얼음낚시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영좌(領座)’라고 불렀다. 영좌는 그 지역의 얼음낚시에 대한 총지휘자로서 얼음 밑 방을 만드는 일을 주관한다. 그의 명령에 따라 얼음을 뚫고 그물을 드리우는 일, 커다란 나무망치로 얼음장을 내려치며 잉어를 한쪽으로 모는 일, 그리고 다시 그물로 몰아놓은 잉어를 막는 일 등이 이루어졌다.

이 같은 낚시터가 마련되면 낚시꾼을 입장시킨다. 물론 입장료도 있었다. 그리고 입장료를 내고 방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주로 인근 마을 사람들이지만 한강 하류에서도 많은 낚시꾼이 몰렸는데 이들을 ‘노들낚꾼’(노량진 낚시꾼), ‘검은들 낚꾼’(흑석동 낚시꾼)이라 부르기도 했다. 1920년대 규모가 가장 컸던 팔당 지역 두미강얼음 낚시터 길이가 수백m에 이르기도 했는데 많게는 1천여명이 몰렸다는 기록도 있다.

요즘 전국 곳곳에서 얼음낚시가 한창이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엔 매해 100만명 이상이 몰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오르며 세계 4대 축제로 자리 잡았다. 순전히 얼음낚시 덕분(?)이다. 그런가 하면 꽁꽁 얼어붙은 경기도 가평천엔 축구장 13배 크기의 대형 얼음 낚시터도 조성됐다. 그리고 여기에 송어만 60t을 풀어놓고 꾼들을 부르고 있다. 이밖에 인제 빙어 축제, 평창 송어축제에도 구멍치기 낚시꾼이 몰리고 있다. 그야말로 겨울철 대향연으로 얼음위의 열기가 뜨거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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