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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입쌀 국내산 위장, 방치해선 안된다

한동안 뜸하던 수입쌀의 국내산 위장 판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것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여주·이천지역을 비롯한 시중에 전국적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주는 ‘대왕님표’, 이천은 ‘임금님표’를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국내 최고의 품질로 인식된 곳이어서 농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크다. 여주시농민회가 분노하는 이유다. 특히 이 쌀은 미국산 칼로스 쌀 95%, 국내산 5%가 섞인 것으로, 생산자가 쌀 주산지의 지명을 넣은 I농산으로 돼있어 자칫 소비자들이 쌀의 주산지인 이천에서 생산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입쌀의 국내산 위장은 물론 해묵은 정부미를 햅쌀에 섞어 ‘100% 햅쌀’이라고 속여 파는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지난해 11월 안산상록경찰서는 2009년산 정부미에 햅쌀을 2대8 비율로 섞은 쌀 1천100여t(시가 23억원 상당)을 100% 햅쌀이라고 표기해 시중에 판매한 양곡업자 2명 을 구속하고 5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도 심심찮게 적발된다. 이 같은 수입쌀의 교묘한 위장행위는 2005년 제정된 양곡관리법에서 비롯됐다. 수입쌀과 국내산의 혼합을 허용하면서 수입산과 국내산이 섞인 혼합미의 경우 원산지 표시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는 작게 표기하고 ‘I농산’이라는 상호만 큼지막하게 표시돼 있는 이유다.

올해 말로 쌀 관세화 유예기간이 만료된다. WTO 협정에 근거한 수입쌀 의무도입량 때문에 가뜩이나 수입쌀이 넘쳐나고 있다. 쌀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 등의 압력 역시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농민들은 농민들대로 쌀 목표가격의 인상을 요구하며 쌀농사 포기마저 고민하는 이때다. 이번 사례들을 계기로 수입쌀에 우리 쌀시장에 잠식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여주지역 농민들이 벌이고 있는 서명운동도 농사포기와 쌀시장 잠식이라는 절박함에서 나온 최후의 수단이다.

이러한 농민들의 입장을 보호하고 대변해주지는 못할망정 수입쌀의 교묘한 상술과 국내산 위장행위를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특히 쌀은 다른 농산물과 달리 농사의 근간인 동시에 농민들의 전통적인 심리적 지지기반이다. 그래서 완전 개방보다는 정책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정부도 위법이 아니라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행위도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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