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한지문화진흥원 이사이자 한국공예대전 위원인 최옥자 작가가 기계화된 현대사회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한국의 큰 명절인 설날의 따뜻함을 닥종이를 통해 가장 한국스럽고 멋스럽게 보여준다.
지난 201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전통 복식인형 숙련 기술 전수자로 선정된 최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닥종이를 이용해 묵직하면서도 소박하게 한국의 모습을 담아내 왔다.
작가는 “예로부터 닥나무는 ‘거두고, 찌고, 벗기고, 삶고, 고르고, 두드리고, 섞고, 뜨고, 물 빼고, 말리고 다듬는 등 아흔아홉 번 사람의 손질을 거쳐 마지막 사용하는 사람의 손이 백 번째로 만진다 해 ‘백지(百紙)’라 불렸다. 이처럼 장인의 진심 어린 공들임이 배어있는 한지는 새해에 자식의 평안을 비는 어머니의 마음과 견줄만 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주름을 겸허하게 품고 있는 닥종이 속에 고향의 소리를 정성스레 재현하며 우리네의 자화상을 정감 있게 표현했다. 세월의 고됨을 회환 없이 추억하는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한바탕 부둥켜 웃을 수 있는 정겨운 마당으로 초대한다.
최 작가는 “고되고 수고로운 한지의 제작 과정은 우리네 인생과 한껏 닮아있으며 인간 의지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해·바람·공기 등 자연의 숨결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겨야 한다”며 “이번 전시가 별 내리는 흙 마당에 짚 멍석 깔고 차 한잔 나누면서 빨래소리, 물레소리, 고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따스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문의: 031-909-2688)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