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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오리는 농민들에게 신앙의 대상이었다. 철새인 오리가 농경에 필요한 비를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낙동강 하류부터 함안에 이르는 지역에서 삼국시대의 오리형 토기가 중점적으로 출토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오리가 식용화한 것은 기원전 400년쯤 로마시대부터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요리로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약 600년 전인 중국 명(明)나라 영락제(永樂帝) 때 즐겨먹은 카오야(考鴨)라는 요리일 것이다. 지금도 ‘베이징덕’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더 잘 알려진 이 요리는 1420년 수도를 난징(南京)에서 베이징(北京)으로 옮기면서 탄생했다. 그리고 곧바로 궁중요리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전문점도 생겨났다. 카오야가 실제 대중요리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은 1735년 청(靑)나라 때다. 건륭제는 오리고기 미식가로 유명했고, 당시 황제가 오리요리를 즐김에 따라 백성들도 오리요리를 자주 먹곤 했는데 장안에 이를 굽는 냄새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리 수요가 급증하자 베이징 주변에 수많은 오리농장이 생겨났는데 그곳에선 갖가지 방법을 동원, 오리를 키웠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사육법 중 하나가 대나무를 이용해 사료를 위로 직접 밀어 넣는 톈야( ) 방식이다. 프랑스에서 ‘프아그라 요리’를 위해 거위간을 키우는 방식과 비슷하다. 중국에서 주입식 일방교육을 ‘톈야식 교육’이라 부르는 것도 이 같은 오리 사육법에서 유래됐다.

우리나라는 신라와 고려시대에 오리를 길러 임금님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육역사는 매우 깊다. 그리고 예부터 오리의 각 부위마다 독특한 약성이 있다고 해서 부위별로 병증에 맞추어 약용과 보양식으로 즐겼다. 하지만 이는 일부 계층에 국한됐을 뿐 대중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요리법도 다양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웰빙식품으로 각광 받으며 소비가 늘고 사육농가와 전문점도 증가했다.

이런 오리가 AI로 수난을 당하며 미운오리로 변하고 사육농가·음식점들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불안한 소비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기관장들이 나서고 있지만 중과부적(衆寡不敵)이다. 언제까지 이 모양새가 지속될 것인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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