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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중국인의 반한감정

 

요즈음은 어디에서건 중국인 관광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모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약 400만명으로 외국인 입국자의 3분의 1 이상이며, 씀씀이도 외국인 중 1위로 7조원에 가까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한다.

우리에게는 빈객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37%가 우리나라에서 무시를 당하였다고 느꼈다 한다. 우리경제에 큰 도움을 주는 이들을 푸대접하면, 언제 반한감정이 폭발하여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게 될지 알 수 없다. 우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시 중국 관중들은 우리 팀에게는 야유를 보내고, 무조건 우리의 상대 팀을 응원하였다. 심지어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본과 우리의 야구 경기에서도 일방적으로 일본을 응원하여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표면적 이유로는 티베트 사태에 대한 우리의 비판적인 여론, 성화 봉송을 방해한 서울의 데모, 동북공정에 대한 항의, 사천성 지진 때 일부 네티즌들이 ‘천벌을 받았다’는 등으로 중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였다. 결정적으로, 모 방송이 국제관례를 깨고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보도하여 한껏 부푼 김을 새게 만들어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일련의 사건들이 뇌관이 된 일시적 현상이었지만 그 저변에는 복합적인 감정도 깔려 있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역사적인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수천 년 역사 이래, 언제 우리가 중국의 시샘을 받아야 할 만큼의 경제력이나 문화를 가져 본 적이 있었던가?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하여도 그들에게 우리는 변방의 조공국에 불과하였다. 청일전쟁이나 대동아전쟁 등으로 상처를 입혔던 일본은 은근히 두려워하며 반일감정을 가지지만, 그들의 속국이었다고 생각하는 한국은 아주 만만한 상대인 것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앞서 발전한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드라마, 가요 등 ‘한류’란 대중문화가 급속히 번져 나가자 자신들에 대한 자괴감과 자존심이 크게 상하였던 것이다. 한국이 그들을 뛰어넘어 국민소득과 대중문화가 앞서가고 그 문화가 크게 유행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강한 시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중국정부는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연간 수입되는 드라마의 편수를 제한하는 등 문화 유입을 제재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TV만 켜면 넘쳐나던 한국 드라마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다. 더구나 한국인들이 중국을 ‘짝퉁 천국’이니 ‘지저분하다’는 등 감히 자기들을 비하하고 있다는 사실도 참기 어려웠던 것이다.

우리는 이웃인 중국과 상부상조하며 우호관계를 지켜나가야만 한다. 수면 하에 도사리고 있는 반한감정은 사소한 문제로부터 언제든지 되살아 날 수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좀 더 친절하게 대하여, 최대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지금 중국에는 수많은 우리 기업과 100여만명이 넘는 교민들이 살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월간〔한국수필) 등단 ▲한국수필작가회 이사 ▲한국문인협회가평지부장 역임 ▲수필집: ‘남쪽포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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