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오전, 동해안의 공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또 발사했다. 지난달 27일에도 북한은 같은 장소에서 스커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이처럼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은 한미연합훈련의 무력시위 대응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이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끝나자마자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지난달 이산가족상봉 행사 이후 대내외적으로 남북관계는 개선의 기대치를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의 행사에 합의하면서 상봉행사 이후 적십자 접촉을 추가로 갖기로 합의했다. 또한 편리한 시기에 남북고위급 접촉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그런데 북한이 한미 간에 연례적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대응해 동해상에 잇따라 미사일 발사를 한 것이라면, 자신에게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 것이다. 득이라면 고작 북한 내부의 통합차원에 그칠 것이지만. 실은 남북관계와 국제사회에서의 불신과 압박을 더욱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이중적 대남행태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남북고위급 접촉,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 등 유화적인 대남평화공세를 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사일 발사 등 여전히 군사적 도발행위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북한의 이중적 대남행태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도, 지금 북한은 언론매체들과 산하단체들을 동원해 남북관계 개선의 활로를 열고 통일의 새 시대를 열자고 대남평화 공세를 전개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1일 3·1절을 맞아 북한 매체들은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 아래 통일의 새 시대를 열자고 남측에 촉구했다. 북한의 단군민족통일협의회도 3·1절을 맞아 일본의 과거사 청산과 전 민족적 조국통일운동을 촉구하면서 외세의존을 배격하고 남북관계 개선의 활로를 열자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사전 항행의 경보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도발적인 군사행동으로 각인될 수 있다. 이는 국제항행질서와 민간인 안전에도 심대한 위협을 주는 도발적 행위로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비난은 북한이 한쪽에서는 대화와 회유 카드를 던지면서 다른 한쪽에선 협박과 위협을 가하는 비정상국가의 실체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일본과도 회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 요청에 의해 북일적십자회담이 3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1년 7개월 만에 열렸다. 또한 이례적으로 북한은 약 보름 동안 억류 중이던 호주 선교사인 존 쇼트(75)씨를 3일 평양에서 추방시켰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과 관련해 미국과 남한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결론은 명확하다. 북한은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 도발적 모험을 그만 멈춰라! 이런 모험은 더 이상 남북관계, 국제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이미 반세기 이상 우리는 북한의 표리부동한 이중적 접근행태를 적나라하게 봐오며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 도발적 행태가 자신의 체제와 정권 유지를 위한 ‘독기’(毒氣)로서 자신의 의도대로 상대방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짓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독약(毒藥)이 때로는 효과를 본 듯하지만, 결국 그 약의 중독으로 인하여 치명적인 해를 입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원한다. 북한이 독을 품고 달려들지 말고 진정성과 신뢰를 갖고 남북관계와 국제사회의 장에 나오기를 진심으로 요구한다. 이것만이 북이 남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동반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요, 상생의 활로를 여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