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보도사진을 보면 붕괴된 건물이 참 날림공사임이 한눈에 보인다. 마치 집 옆에 헛간으로 사용하려고 대강대충 지은 건물인 것 같다. 각종 자재들을 보관할 창고 같은 용도로 쓰일 법한 건물로 아주 엉성하게 지은 건물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허술하게 지어놓고 이름은 아주 그럴듯하다. 마우나오션리조트체육관. 체육관? 산비탈에 자리 잡은 그것이 정말 체육관일까? 찌그러진 패널 조각을 보니 한 눈으로 봐도 날림공사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나 속으로는 빈곤하고 부실하다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그곳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꿈과 비전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하여 날개도 펴보기 전에 오호 애재(哀哉)라, 젊음이 산화(散華)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홈페이지를 보면, 사고 장소는 체육관이다. 그 체육관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이 홈페이지 화면에 나타난다. “실내에서 가족과 함께 운동을…. 210만평 대자연 위에 최적의 스포츠캠프장소. 규모는 약 500명 수용. 위치는 마우나빌 콘도 2동 옆.” 제법 명품다운 그래서 믿음이 가는 견고한 체육관 같다. 그러나 알고 보니 엉성한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최적의 스포츠 캠프 장소인 체육관이었다.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이전에 체육관으로 많이 활용이 된 듯하다. 폭설로 인하여 붕괴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다. 그 소유주가 국내 재벌이라고도 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유명한 이름, 명성을 내용과 일치시키는 경향이 있다. 명품이므로 ‘내용도 신실할 것’이라는 점이다. 믿음이 작동한다. 그만큼 우리 현대인들은 믿음을 가지고 살고 싶은데 믿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보니 그나마 명품에 의지하려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명품 회사의 리조트 내 체육관이므로 의심의 여지없이 믿어버린다. 그래서 그곳은 대중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은 어떤가? 휴지조각처럼 함석이 찢어지고 휘어진 패널 조각으로 조립식건물을 지어놓고 영업을 하였다. 홈페이지 사진에 보이는 체육관 내부는 실내 테니스 코트장이 보인다. 우천(雨天) 시에도 테니스코트 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실내 테니스코트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폭설에 쓰러지는 농작물 비닐하우스처럼 주저 않는단 말인가?
어떻게 그러한 시설을 해놓고 사용료를 받아가며 운영할 수 있었는지, 양심상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뭔가 석연치 않은 부실공사는 백일하에 드러났다. 자연의 준엄한 심판에 죄도 없는 우리 꽃다운 청년들이 희생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 인생의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 얼마나 억울한가? 꿈과 비전이 산산조각 났다. 찢겨진 엉성한 패널을 보고 있자니 울화가 치민다. 오호 통재(痛哉)라 외화내빈이로다. 분명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저리 엉성한 가건물 같은 체육관을 보고 있자니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이 속고 속이고 해야 하는지, 정직함은 분명 우리사회에서는 부재(不在)중인가 보다.
▲고려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경기예총 2012년 빛낸 예술인상 수상 ▲한광여중 국어교사 ▲전 (사)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 지부장 ▲시집-『카프카의 슬픔』(시문학사·1992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