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자장 우리 애기/ 금자동아 옥자동/ 일월천지 보배동아/ 금을 주면 너를 사리/ 옥을 준들 너를 사리.” 옛날 우리 선조들이 졸리거나 투정을 부리는 아기를 재울 때 부르던 자장요(謠) ‘어름마 타령’이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가사는 누구나 어릴 때 한번쯤 들어본 친숙한 것이다. ‘아이 달래는 노래’로 불리기도 하는 이 민요는 음률이 아이를 자장그네에 눕히거나 등에 업어 흔들어 재우는 동작의 규칙적인 4박자의 리듬과 가장 잘 어울려 지금도 애송된다.
돌 전후의 투정부리는 아이를 달래거나 재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만만한 일이 아니다. 육아 중 가장 힘들다고도 말한다. 아기띠를 하고 걷거나 잠들기까지 그네를 태우듯 살살 흔들며 ‘어름마타령’ 같은 자장가를 불러줘야 잠들곤 한다. 하지만 잠들었다 싶어 내려놓으면 묘하게도 바로 깬다. 아기 등에 센서가 달린 것도 아닌데 말이다. 덕분에 아이 보는 사람의 팔목이나 어깨는 곤혹을 치르며 후유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그래서 그런가. 서양에서는 젖먹이를 태우고 흔들어 놀게 하거나 잠재울 수 있는 ‘요람(搖籃)’을 일찍부터 육아에 사용했다. 옆면이 막혀 있고 대(臺)에 매달거나 로커(바닥에 대는 활 모양의 나무) 위에 올려놓는 것이 주류인 요람은 그 기원이 알려져 있지 않다. 초기에는 통나무의 속을 파내어 만들어 사용했다. 중세에 들어선 상자모양으로, 그 후 18세기 왕과 귀족의 유아들을 위해 금·은·보석 등으로 정교하게 꾸민 호화로운 요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지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육아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으면서 ‘안락함’과 ‘평화로움’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앞으론 졸려서 투정부리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안거나 요람에 태워 심하게 흔들면 안 될 것 같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라는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서다. 의학계에 따르면 이 병은 영유아를 달래기 위해 앞뒤 또는 양옆으로 많이 흔들어 생기는 질병이며 최근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병에 걸리면 30%가 사망하고 생존해도 60%는 간질, 성장장애, 실명, 사지마비, 정신박약 등의 영구적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니 ‘요람을 흔드는 손’만큼이나 끔찍하다. 자식 키우는 데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