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모든 사람의 화근은 입에서 생긴다’(一切衆生 禍從口生)라 하였다. 고전에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게 하는 도끼와 같다(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 입은 사람을 해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자르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니라. 말을 가볍고 쉽게 하지 말 것이니, 대체로 사람들이 나를 위하여 그 혀를 잡아주거나, 막아주려는 자가 없다. 그러니 말을 뱉으려 하지 말고, 말로써 구차해지기 전에 입 열기를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뿐 아니라, 길가의 담벼락에도 귀가 달려 있다는 말이 천자문에도 나온다. ‘쉽고 가볍게 보이는 것이 두려워해야 할 바이니 귀를 담장에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易?攸畏 屬耳垣墻)라고. 소인배들이나 일반 시민들이 담벼락에 귀를 붙여 놓고 있으니 함부로 입을 놀렸다간 언제 어느 누구의 귀를 통해 돌고 돌아 재앙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는 말로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 다’는 우리의 속담도 있다.
또 눈으로 아무 것이나 마구 보면 음탕한 마음이 생겨날 수 있고(目妄視則淫), 귀로 아무 말이나 마구 듣다보면 미혹에 빠지며(耳妄聽則惑), 입으로 마구 지껄이게 되면 화를 입는다(口妄言則亂)란 말도 있어 우리는 재산을 아끼고 지키듯 입을 굳게 지켜서 민망함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상대방의 말이 달콤하면 그 뱃속에는 칼이 있을 수 있다(口有蜜腹有劍).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