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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사랑에 빠지면 웃음과 수줍음이 유난히 많다. 눈은 빛나고 뺨이 홍조로 물들기도 하며 콩닥거리는 가슴은 진정시키기가 어렵다. ‘도파민(Dopamine)’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우리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 물질로 쾌감·즐거움에 관한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행복을 고조시킨다. 따라서 도파민이 늘어나면 의욕이 높아져 활동이 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일단 한번 경험하면 우리 기억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과도하면 환각이나 편집증을 겪는 부작용도 유발하고, 반대로 부족하면 의기소침하거나 우울해진다. 사랑에 실패해 헤어진 연인들이 슬픔과 고통을 겪는 것도 급격히 줄어든 도파민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노르아드레날린도 있다. 분노의 물질이라 불리는 이 호르몬은 적당하면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분비되기 시작해서 열심히 일하는 낮에 왕성해지고 밤이 되면 우리와 함께 잠이 든다. 두 호르몬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세로토닌(serotonin)’이다. 두 물질의 과다한 배출을 조절하는 방향타 구실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세로토닌 분비량이 봄에 가장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특히 이로 인해 사람들의 감정이 가라앉고 심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져 극단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의학계에선 이를 봄 우울증이라 한다.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은 4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5월에 정점을 기록하고, 여름이 돼서야 줄어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환자에게는 지금이 제일 위험한 시기라는 것이다. 1년 중에 자살률도 가장 높다고 한다. ‘꽃피는 봄날과 우울증’, 서로 안 어울리는 것 같아 아이러니하다.

요즘 대한민국엔 세로토닌 부족을 느끼며 우울한 기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슬픔, 무기력, 죄책감, 자기비판적 사고, 외부 활동에 대한 흥미 감소 등 사회적 우울증 현상도 줄지 않고 있다. 우울증은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걱정을 더하게 한다. 도를 넘는 유흥·향락은 자제하되 ‘세월호 트라우마’에 따른 소비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복안을 시급히 마련해야할 때다. 경제가 침몰하고 더 큰 재앙이 오기 전에 말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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