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는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피부 습진질환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만성 두드러기와 함께 대표되는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태열이라고 부르는 영아기 습진도 아토피 피부염의 시작으로 볼 수 있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빈도는 줄어들지만 소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호전 악화를 보이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1970년대까지는 6세 이하 소아의 3%에서만 앓고 있다고 보고되었지만, 최근에는 소아 20%, 성인에서도 1~3%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토피성 피부염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과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는 깊은 상관관계에 있음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 다양한 회피요법과 조절 약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피부에 상재하는 곰팡이 알레르기가 아토피 피부염과 깊은 관련이 있음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피부 상재 곰팡이 중 가장 흔한 말라세지아(Malassezia, pityrosporum spp) 곰팡이가 그 원인균입니다. 말라세지아는 정상인의 피부에서도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피부 상재균으로, 사람의 피부와 두피에서 떨어지는 피지를 먹고 사는 피부 곰팡이입니다. 주로 각질층과 모낭에 존재하며 피지선이 많이 발달된 두피, 얼굴, 목과 상체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따라서 피지선의 발달이 왕성해지는 사춘기에 증가하여 20대 때 최고조에 도달합니다.
두피, 얼굴, 목을 주로 침범한 사춘기 연령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말라세지아 곰팡이에 대한 알레르기 여부를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두경부 피부염 환자의 피부에서는 정상인이나 다른 부위의 피부염 환자와 비교하여 말라세지아 곰팡이가 더 많이 발견되며, 이 곰팡이에 대한 특이 면역글로블린 항체가 검출되고, 피부 반응검사에서 높은 양성률을 보입니다.
피부 상재균인 말라세지아는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로 말라세지아 곰팡이를 감소시키면 아토피피부염이 호전됩니다. 항진균 경구 약제, 국소 연고 및 두피용 샴푸의 규칙적인 사용으로 말라세지아 곰팡이를 감소시키면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이 호전됩니다. 또한 기존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약제인 프로토픽 연고가 항염증 효과뿐 아니라 항진균 효과도 함께 나타냄이 발견되어 꾸준히 바르는 경우 역시 말라세지아 곰팡이 알레르기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요약하면 두경부 피부염을 동반한 사춘기 연령의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는 말라세지아 곰팡이 알레르기 동반여부를 고려해야 하고 치료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 프로토픽이나 엘리델 연고 등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항진균 경구 약제 및 연고, 두피용 샴푸 등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증상 호전을 보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등의 정신적인 평안을 유지하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중요합니다. 말라세지아 곰팡이의 표준화된 항원이 규명되지 않아 면역 치료는 아직 가능하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환자에서도 피부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사와 상담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