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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經師易遇, 人師難遇

‘아! 스승의 도(道)가 전해지지 않은 지 오래되었구나! 사람들로 하여금 의문이 없게 하려 해도 어려운 일이구나! 옛날의 성인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났지만 오히려 스승을 따라 물었는데 오늘날의 많은 이들은 성인보다 훨씬 뒤떨어지지만 스승에게 배우기를 부끄러워한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더욱 지혜로워지고 어리석은 이는 더욱 어리석어지니 이런 까닭은 모두가 여기서 나온 것이리라!’

1300여년 전 중국 당나라의 사상가 한유(韓愈)가 저서 사설(師說)에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師者, 所以傳道 受業 解惑也(사자 소이전도 수업 해혹야: 스승은 도를 전하고 학업을 주고 의혹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다)이지만 ‘經師易遇(경사이우), 人師難遇(인사난우)라는 뜻도 함께 전했다. 이는 경전의 뜻을 푸는 스승은 만나기 쉬우나, 사람의 도리를 알게 해주는 스승은 만나기 어렵다는 의미로, 참 스승의 가치와 사명을 새삼 되새겨 보기에 충분하다.

율곡 이이(李珥) 선생은 1582년 왕명을 받아 학교사목(學校事目)이라는, 당시 교육쇄신을 위한 규정을 제정했다. 모두 10개 항목으로 되어 있는 규정에는 5개 항이 교사의 선택과 임용 승급 및 대우에 관한 것이다. 항목에는 ‘조관(朝官: 조정에서 일하는 신하)으로 있던 자는 파직(罷職)과 출신을 막론하고 사표(師表)가 될 만한 자에게 교수의 직책을 준다. 훈도에 실적이 있는 자는 만기 전에 복직을 시킨다’ ‘경외간(京外間)의 보고에서 사표가 될 만한 생원·진사는 자격 유무를 묻지 않고 즉시 교관(校官)으로 임명한다. 그렇지 않은 자는 반드시 자격 심사를 하여 요행으로 되는 폐단을 없게 한다’ 등도 있다. 후학을 가르치는 스승을 중용할 때 타의 모범을 얼마나 중시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생을 배출하는 사범대학의 사범(師範)은 ‘學爲人師(학위인사: 공부는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됐고), 行爲世範(행위세범: 행동은 세상의 모범이 됐다)’에서 나왔다고 한다. 선생님이 되자면 학식도 높아야 되지만 ‘스승’ 곧 진정한 선생님이 되려면 학문은 물론 말과 행동도 다른 이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몸소 실천한 안산 단원고 남윤철 교사가 유난히 기억나는 ‘스승의 날’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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