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선(善)을 도(道)로써 물에 비유하여 설명했다. 다시 말해 선, 즉 도에 가까운 것이 물이라는 것이다. 그가 도덕경에서 ‘上善若水(상선약수: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 한 까닭이다. ‘물처럼 사는 것이 최고로 선한 방법’이라고 풀이되는 이 말은 ‘무위자연’으로 대표되는 노자사상의 핵심으로 꼽히기도 한다.
노자는 ‘물이란’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큰 바위에 가로 막히면 몸을 나누어 비켜가고, 가파른 계곡에서는 숨 가쁘게 달리고, 평탄한 곳에 이르면 널리 세상을 비추며 서서히 흐른다고 했다. 또한 깊은 웅덩이를 차곡차곡 다 채운 다음 뒤에 오는 물을 기다려 비로소 나아간다. 이처럼 물은 앞서 가려 다투지 않고 막히면 돌아가고 빠르고 느린 순리로서 무리하지 않는 게 물이라 했다. 도덕경은 이를 두고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부쟁: 물은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남과 다투려하지 않는다)라고 적고 있다.
노자는 또 바다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오: 모든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以其善下之(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이기선하지: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자신을 더 낮추기 때문이다)라고. 노자가 이같이 표현한 것은 아마도 물(바다)이 가장 낮은 곳에 처해 있어서일 것이다.
다시 말해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저 높은 곳의 계곡물에서부터 실개천물, 강물 할 것 없이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함’이 생기고, 깨끗한 물, 더러운 물 가리지 않고 어떤 물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갖춰진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노자는 물에 대해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지만 굳세고 강한 것을 공략하는 데는 그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그 성질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며 ‘부드러움이 굳셈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물과 같은 선을 이루며 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수많은 강과 개천을 껴안는 바다와 같은 삶을 살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그런가, 선거철이지만 물처럼 선을 이루며 살아온 후보 찾기가 쉽지 않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