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인원 엔트리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단 규모는 축구·수영·양궁·육상·복싱 등 14개 종목에 남자 70명, 여자 80명 등 150명이다. 이로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모두 인천아시아게임에 참가하게 돼 명실 공히 아시아인의 대규모 축제로 치러지게 됐다. 그동안 대회 개최지인 인천시와 대회조직위원회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 측의 참석을 설득해온 노력의 결과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북한 선수단 규모는 12년 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18개 종목 184명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오는 8월15일까지 최종 엔트리가 접수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로서도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한다면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3월 독일 드레스덴 선언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순수 민간 접촉이 꾸준히 확대될 수 있는 역사연구와 보전,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 등을 장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북한의 아시안 게임 참가 자체는 선수단의 규모나 응원단의 파견 여부와 관계없이 남북관계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태였던 이명박 정부시절 스포츠 교류마저 끊겼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를 둘러싼 정치적 의미를 차치하고라도 모처럼 갖는 비정치적 접촉 기회를 통해 양측의 공감대가 확산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남북 간 스포츠 교류는 정치적, 군사적 대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기에 더욱 그렇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은 이제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대회준비를 차근차근 마무리해야 함은 물론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여를 좋은 계기로 삼아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향후 2015년 광주하계 유니버시아드,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및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단일팀 구성, 2019년 FIFA 여자월드컵 남북공동유치 등과 같은 협의도 도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남북체육회담 개최를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역사적으로도 스포츠 분야의 교류가 다양한 영역으로 교류를 확산시킨 사례도 적지 않다.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의 의미를 다각도로 활용할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