塞翁(새옹)이란 淮南子(회남자)라는 사람의 글속에 나온 말인데 북방경계(국경지대)라는 곳에서 점을 잘 치며 사는 늙은이란 뜻이다.
어느 날 그 늙은이가 기르는 말이 느닷없이 도망쳐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너머로 가버렸다. 동네 사람들이 걱정하며 위로하자 늙은이는 ‘이것이 또한 무슨 행운이 될지 모르잖소’ 하며 오히려 태연했다. 몇 달이 지나서 뜻밖에도 도망갔던 말이 오랑캐의 명마들을 거느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이러한 요행을 축하하러 왔으나 이번에도 늙은이는 ‘그것이 또 무슨 재앙이 될는지 알겠소’ 하고 조금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 말들로 인해 말 부자가 되었는데 말 타기를 좋아하던 그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병신이 된 아들을 위로하자 늙은이는 ‘이 노릇이 행운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아니겠소’ 하면서 아주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 후 일년이 지났을까, 오랑캐들이 밀물처럼 쳐들어와 젊은이들은 모두 활을 들고 싸움터에 나가 모두 전사하였는데 늙은이의 아들만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다.
인생에 있어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이다. 이로움(利)이 해가 되고(害), 실(失)이 득(得)이 되기도 한다는 말인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