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여름에 유행하는 수족구병의 발생 시기도 앞당겨지고 환자 발생도 늘고 있다. 수족구병(손발입병)은 여름과 가을에 호발하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주로 어린 영유아들에서 미열, 손발과 입안의 수포성 발진, 보챔,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병이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는 콕사키바이러스 A16과 엔테로바이러스 71이 가장 중요하고 기타 다른 콕사키바이러스들도 수족구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족구병이 여름과 가을에 호발하는 이유는 주요 원인 바이러스인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활동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3∼6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미열, 권태 같은 가벼운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후 손발과 입안의 수포성 발진, 침 흘림, 보챔,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발진은 보통 발보다 손에 더 많이 발생하며 이들 발진은 대부분 가렵지는 않다. 발진이 심한 경우에는 엉덩이와 사타구니에도 발진이 나타날 수 있고, 엉덩이에 생긴 발진은 대개 수포를 형성하지 않는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5일 정도면 증상이 많이 호전되고 7∼10일 정도면 거의 대부분 완치된다.
수족구병의 진단은 대부분 손발과 입안에 생긴 수포성 발진을 확인함으로써 내릴 수 있고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는 인두 분비물, 대변, 뇌척수액에서 바이러스 배양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수족구병은 보통 7∼10일 정도 아프다 자연적으로 낫게 되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해 수족구병이 발생한 환자들 중에서 일부는 무균성 수막염, 뇌염, 심근염, 폐출혈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면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까지 수족구병의 원인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없기 때문에 치료는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하게 된다. 입이 아파서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시원한 물 같은 것을 자주 먹여서 탈수가 되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피부는 청결하게 하고 손발에 난 수포성 발진은 가렵지 않고 또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일부러 터트리거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열이 있거나 통증으로 힘들어 할 때는 해열진통제를 사용하고, 입안의 통증이 심해서 거의 먹지 못하는 경우나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아직까지 수족구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수족구병은 전염력이 꽤 높은 질환이고 한 번 걸렸더라도 또 걸릴 수가 있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의 예방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의 콧물, 침, 분변 등에 접촉함으로써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와의 접촉은 가급적 피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외출 후나 배변 후, 식사 전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특별히 환자의 기저귀를 갈거나 분변에 오염된 물건을 세척한 후에는 비누를 사용하여 손 씻기를 잘 해야 한다. 아이가 수족구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여 진료를 받도록 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환자는 일정 기간 단체 시설에서 격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