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흥미로운 통계가 있었다. ‘교통·공연·예술분야 발권유형에 따른 발권점유현황’ 자료였는데, 서울 예술의 전당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한 발권이 2010년 53회에 그쳤지만 2013년에는 2만8천여건으로 3년 만에 무려 5만3천건 177%나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스마트폰 이용 증가세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서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3천500만대를 넘어섰고, 이를 이용할 경우 우리 삶에 강력한 도움을 준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동시에 문제도 발생시킨다. 다양한 신체적 질병, 장애, 증후군들의 증가가 그것이다. 대표적인 게 중독증세 ‘노모포비아’다. ‘노(No) 모(Mobile) 포비아(Phobia)’, ‘전화 없는 공포증’ 즉 휴대전화가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합성어이다. ‘노모포비아’라는 단어는 영국 우편국이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연구에서 영국 국민 3분의 2가량이 모바일 중독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도 이에 못지않다. 특히 스마트폰은 역기능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지 오래다. 얼마 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제6차 스마트폰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86.7%가 스마트폰 이용 후 생활이 전반적으로 편리해졌으나 동시에 77.4%의 이용자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고 답했다.
‘노모포비아’가 심해져 ‘몽유 문자병’(Sleep Texting)도 생겨났다. 젊은 사람들이 잠을 자면서도 스마트폰에 대한 강박 때문에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일어나서는 기억을 못하는 병이다. ‘화면 불면증(screen insomnia)’도 있다. 잠자리에 누워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밝은 불빛이 인간의 뇌가 한낮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 불면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이밖에 스마트폰 진동이 느껴져 전화기를 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알림이 없는 ‘유령 진동 증후군’, 자기 사진을 찍어서 온라인에 올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셀카 자아도취증’까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걱정이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