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역사와 정조대왕의 정신을 현 세대에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원화성박물관에 심각한 누수현상이 생겨 관람에 차질이 생겼다.
더욱이 습도와 온도 등 철저한 환경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박물관에 물이 새면서 전시된 각종 기증품과 유물들이 훼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9일 수원시에 따르면 2008년 팔달구 창룡대로21(매향동)에 개장한 수원화성박물관은 지상1층과 2층에 걸쳐 어린이체험관을 포함해 총 4개 전시실을 갖춘 우리나라 유일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정조대왕 전문박물관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개관 5주년을 기념해 시민들이 가정에서 소장하고 있던 유물을 기증받아 전시한 ‘기증유물특별전’까지 여는 등 날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처럼 전시의 질 향상을 꾀하는 수원화성박물관이 9일 오후 갑자기 내린 비가 박물관 내부로 흘러내리는 누수현상이 발생해 관람객들이 대피하는 등 전시에 차질을 빚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수원시 전역에 걸쳐 약 1시간 동안 10mm도 채 안 되는 비에 여기저기에서 물이 새기 시작해 1층 어린이체험관 입구와 중앙전시홀에 위치한 화성모형도에까지 물이 떨어졌다.
더욱이 수원화성박물관은 지난해 9월, 약 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옥상방수는 물론 벽 사이 벌어진 틈을 막는 보수공사를 진행했음에도 이날 누수가 발생해 부실시공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 같은 누수현상으로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박물관의 습도 및 온도 유지에도 큰 허점이 생겨 전시품의 관리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람객 A씨는 “일반 건물도 아니고 옛날 유물이 보관된 박물관에서 물이 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위치한 수원시의 문화재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최근 갑작스럽게 날씨가 더워지면서 온도변화가 심해 건물 내 틈이 생긴 것 같다”며 “물이 새는 곳을 다시 조사해 유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