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초제조창은 1971년 준공 이래 40년 이상 수원시민과 애환을 함께 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고급담배만을 생산한 것으로도 유명했다. 수원시민들의 고용창출에도 큰 몫을 했다. 그러나 2003년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에 따라 KT&G로 사명이 바뀌면서 수원연초제조창의 생산시설이 아쉬움 속에 폐쇄됐다. 역사와 함께 사라지게 될 이 연초제조창 부지가 KT&G의 시민들을 외면한 처사로 10년 넘게 애물단지가 된 채 흉물이 되고 있다.
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해 수원시와 KT&G가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해 주민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지 내에 수원시가 시설 투자한 아마추어 야구장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의 밑거름이라 할 수 있는 인근의 장안고 야구부에도 문을 열어 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지활용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밝히지 않아 개발이익을 노리기 위해 수원시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상시 개방이 어렵다는 KT&G 측의 설명이지만 과거 각종 체육대회에서 시민들이 마음 놓고 뛰고 즐기던 수원연초제조창 운동장은 이제 추억이 돼버렸다.
민영화가 됐다고 해서 26만7천㎡에 이르는 널따란 부지를 폐쇄한 채 도심 속의 흉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수원시는 KT&G 수원연초제조창 부지에 시민의 숲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T&G로부터 부지의 녹지면적 50%를 기부채납 받아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대신 2007년 수립된 ‘2020년 수원시 도시기본계획’에 의거해 2016년 이후 상업 및 주거지역으로 개발이 가능토록 돼있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에 따른 손익만을 계산하는 데 급급해서는 곤란하다. 시민들의 편의를 외면한다면 수원시민 또한 KT&G를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KT&G는 사회공헌을 표방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민영진 사장도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의 성장’을 강조하면서 복지 및 장학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편의를 주지도 못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민간기업이 됐다는 이유로 수원시민을 외면한다면 수원연초제조창 부지의 상업 및 주거시설 변경을 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할지도 모를 일이다. KT&G는 더 이상 수원시민들에게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