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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진딧물’에는 ‘무당벌레’가 저승사자다. ‘토마토와 딸기’의 병충해에는 ‘굴파리롬벌’과 ‘칠레이리응애’가 저격수다. 자연계의 모든 생물은 이처럼 대체로 천적이 있다. 중국에서는 3세기쯤 문헌에서 새의 밀도 증가가 간접적으로 진딧물의 창궐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로 새가 많아지면 진딧물을 없애는 무당벌레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라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천적은 공격하는 상대를 전멸시킬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다만 무제한 번식을 막는 중요인자로서의 역할을 할 뿐이다. 자연의 평형은 사실 이 때문에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지역에 침입한 동물이 천적이 없음으로 인해 번식이 너무 성행하고 또 천적의 감소로 해충이 크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때 종(種)들 사이에 큰 재앙도 일어나며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기 일쑤다. 천적의 감소는 기존의 생태계나 그 일부를 파괴하는 등의 외부적 요인이 많다. 예를 들면 화산의 분화, 지진, 화재, 홍수, 귀화종의 침입, 식물의 병이나 해충의 발생, 인간 활동에 의한 파괴 등이다. 특히 개발에 의해 발생하는 생태계 파괴로 천적이 사라지고 그 상태에서 종의 번식이 이루어질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실로 엄청나다.

최근 금강에서 발견된 2m 크기의 큰빗이끼벌레가 천적이 없다고 해서 발생 원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물속에서 돌이나 수초에 붙어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살아가는 태형동물이다. 5억년 전 지구상에 존재한 무척추동물로서 1851년 미국 필라델피아 지방에서 처음 발견됐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민물 각 수계에서 골고루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크기도 40∼50Cm를 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큰빗이끼벌레가 수질 악화로 너무 커져 그 다음에 이를 먹는 천적, 즉 먹이사슬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커진 큰빗이끼벌레가 스스로 사멸, 썩게 되면 물고기나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환경론자들의 주장이다.

환경조건을 천적 활동에 유리하게 개선하는 일은 어떤 요인이 천적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느냐를 찾아 그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4대강 사업 이후에 거대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은 오히려 잘됐는지도 모른다.

/정준성 논설실장

- 조병완 시집 『빈말과 헛말 사이에 강이 흐,』/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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