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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초엽에 ‘산다는 건 좋은 거지…’라는 가사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시절 정말 살만해서 이 노래가 유행했던 것인지, 아니면 살기 힘든 세상에 희망을 주는 노래라서 유행했던 것인지는 그 당시의 시대정황에 대해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알 수 없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느 곳이든 어느 시절이든 언제나 있어왔다. 그렇다면 지금은 살만 한 세상인가?

경제, 사업, 건강, 인간관계, 진학, 취업 등의 수많고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도 언제나 있어왔다. 모든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이러한 민생문제를 해결하여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장담해 왔다. 정치인들 덕분에 과거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됐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다수라면 그것은 분명히 좋은 정치인들이 많은 좋은 나라이다. 한동안 별 탈 없이 지낸 탓에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그만그만하다가 느닷없이 ‘세월호’ ‘임 병장’과 같은 굵직한 사건이 연속 터지면 국민들은 제일 먼저 정부와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불신한다. 백 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를 잘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는 것이라서 이런 사건이 터지면 선한 정치인들의 속도 타들어간다. 국민들은 성토해야 할 대상이 필요한데 그 대상의 몫도 정치인들의 몫이다.

정치인들은 이런 비난들이 싫고 또 정치계 내부의 지저분함 때문에 이런 질곡에서 속히 나와야겠다고 하면서도 선거에 또 도전한다. 정치인으로서 민생문제를 풀어가고 개선해가는 보람이 가장 큰 것이어야 함에도 다수의 정치인들은 이보다 무언가를 조종할 수 있으며 이해관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 앞에서 허리 굽히는 권력의 맛을 더 즐기는 듯싶다. 특히 미개국일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국민들의 교육수준은 높아졌는데 정치수준이 이를 따르지 못하는 미개국이라면 이렇게 만든 국민들의 책임도 크다.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다.

살아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게으르고 유산이 많은 사람은 놀고먹으며 살 수 있을 것이고, 배운 것 없고 재산마저 없으면 하루 막노동을 하면서 살아가야만 한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고 남편이 육아와 살림을 맡아서 살아가는 가정도 늘고 있다. 3대가 함께 살아가는 집안이 있는가 하면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집에 살면서 시어머니는 절에 가는데 며느리는 교회로 가는 가정도 있다. 자유 민주국가에서는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느냐는 것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구조와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취업문제와 불의의 사고는 종종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고 불행하게 한다.

필자가 어릴 적 홍콩배우 성룡은 저급한 액션 배우이며 문맹자라는 소문까지 있었다. 그 진위여부를 떠나 그가 분명히 고학력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수년 전 그가 자신이 번 재산의 상당부분을 사회에 환원할 때 기자들은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줄 수도 있는데 왜 그 큰돈을 기부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성룡은 그때 ‘내 자식이 똑똑하고 유능하다면 내 재산이 필요 없을 것이고, 내 자식이 무능하다면 그 재산을 다 탕진할 것이다’라고 답하는 것을 필자가 TV에서 본 기억이 있다. 성룡의 도사와 같은 이런 답을 국내의 어느 정치인, 재벌, 교수로부터 들을 수 있을까? 크게 배운 것 없는 성룡은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을 인생 경험을 통해 이렇게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성룡으로부터 작은 물질적 혜택을 받지 못했을지라도 이런 소식만 들어도 살맛은 난다.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지지 않았느냐’는 노래가사는 당시 온 국민을 살맛나게 했다. 옷 한 벌이라도 건진 것에 자족할 수 있도록 서로 사랑하고 용기를 주고 돕는 세상은 국민 개개인이 선택할 일이지만 이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와 분위기를 형성해 주는 것은 국가와 정치인들, 기업인들, 교육자들이 해야 할 몫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살맛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인지를 국민 누가 기대하고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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