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서울을 비롯 대도시에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출퇴근시간대 만원버스를 기억한다. 한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우거나 타려고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는 삶의 현장 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버스의 승객을 관리 하던 ‘안내양’들은 힘이 대단했다. 버스 내부로 오르지 못하고 승강구에 어설프게 서있는 승객 들을, 문 양옆 손잡이를 꽉 움켜쥔 뒤 오로지 팔과 배의 힘으로만 밀어 올린뒤 ‘오라이’를 외쳐야 버스가 운행 되어서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을 몸으로 밀어 넣고 문을 열어주고 닫으며 버스 요금을 받던 안내양은 1982년 시민자율버스가 등장하면서 사라졌다.
서민의 발 시내버스가 처음 운행된 것은 1920년 대구에서다. 당시 대구호텔 주인이었던 일본인이 버스 4대를 들여와 영업을 시작한 것. 운행시간은 여름철엔 오전 6시~오후 10시, 겨울철에는 오전 8시~오후 7시까지였다. 전차와 달리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도 손을 들면 태워주는 이점이 있어 인기가 높았다.
노선버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이보다 8년 앞선 1912년이다. 역시 대구에서 경주를 거쳐 포항에 이르는 부정기버스가 그것이다. 이어 1913년 충청남도 천안에서 온양, 공주에서 조치원·청주, 그리고 김천에서 상주 사이 노선버스가 연달아 등장했다. 1923년에는 서울과 양평 사이에 시외버스가 매일 운행되었고, 1928년에는 서울과 인천간 버스가 1일 12회운행됐다. 서울과 수원간 버스가 운행된 것은 그로부터 3년후다.
지금은 수도권만 하더라도 간선버스, 지선버스, 도심순환버스, 광역버스등 4가지 형식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도색도 다르게 하여 운행중이며 앙증맞은 타요버스도 등장했다.
댓수도 도내만 1만3천대, 전국적으로 4만5천대가 운행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원엔 버스가 부족이다. 특히 수도권 광역버스는 더욱 심해 70-80년대 만원버스를 방불케하면서 출퇴근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켜왔다.
그나마 어제(16일)부터 이런 광역버스의 입석이 전면 금지됐다. 다행히 예상했던 큰 혼란은 없었지만 불편은 여전했다고 한다.
안전을 위해 시행된만큼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 안전과 승객편의라는 두 마리토끼를 잡는 것. 정부와 지자체의 몫이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