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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가 옛말이 됐다. 한여름인 요즘 전어가 때 아닌 풍어를 맞고 있어서다. 그리고 더위가 기승이어서 그런지 구워먹기 보다는 회로 먹는게 유행이다. 전어굽는 냄새가 고소해 깨 서말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속담도, 집나간 며느리.. 라는 우스갯 소리도 지금은 아닌듯 싶다. 어획이 한달 이상 앞당겨 진 것은 수온이 높아져 난류성 어종인 전어 어장도 덩달아 일찍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온이 제철을 앞당긴 생선은 전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00년동안 우리나라 연안 수온이 섭씨 1도 가량 상승함에 따라 동해바다에서는 명태, 대구, 도루묵 등의 한류성 어종이 감소하고 멸치, 고등어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동해안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대형문어와 대형가오리, 참다랑어 등이 잡히고 있다.

제주도연안은 더 심하다.수온상승으로 아열대 어종이 전체 42%를 차지할 정도로 변했다. 제주 특산어종이었던 자리돔은 남해연안과 동해안까지 북상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자리돔은 앞으로 동해, 서해, 남해 모든 곳에서 잡히는 한국 특산어종으로 자리잡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엔 계절마다 제철생선이 있다. 시기와 잡히는 연안이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계절 진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1월엔 추자도에서 잡히는 삼치회를 으뜸으로 친다. 겨울철 찌개로 먹을 법도 한데 회로 먹는다. 깊은 맛 때문이다. 2월은 대구의 계절이다. 그것도 고춧가루나 장을 풀지 않고 무와 미나리를 넣고 맑은 국으로 끓이면 시원함 그 자체다. 3월로 들어서면 신선한 쑥을 뜯어 살이 통통히 오른 도다리와 함께 국을 끓이는 것이 전라도 바닷가의 별미로, 그 이름 도다리쑥국이다. 4월에는 방어가 고소하고 담백하므로 입맛을 당기게 한다. 5월로 넘어가면서 홍어가 우리 곁으로 다가선다. 칠레산이니 하며 수입품이 늘어난 요즘도 가격 안 따지고 흑산도산 만을 고집하는 마니아들도 많다.

여름초입인 6월, 떨어진 입맛을 살려주는게 병어다. 뼈째 잘게 썬 도톰한 살을 된장에 찍어 마늘과 함께 깻잎에 싸서 먹으면 고소함으로 입맛을 되살릴 수 있다. 삼복 7∼8월이 되면 든든한 보양식의 대명사 민어가 우릴 반긴다. 지금은 귀해 접근이 쉽지 않다. 말복을 지내고 9월로 가면 전어가 입맛을 기다린다. 그 전어가 한달이나 일찍 나왔다. 반가움과 우려가 교차된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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