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생리학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세포막간 수분과 다른 영양소의 전이를 통제하고, 운동 시 탄수화물의 흡수를 도와주며, 몸 안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륨과 함께 세포 안팎에서 산·알칼리의 균형을 조절하고 근육의 자극과 신경의 흥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과다 섭취다. 섭취가 지나치면 고혈압, 신장병, 심장병,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위산 분비의 이상을 가져와 영양 흡수를 방해하고 저혈당증과 당뇨병, 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세지나 햄, 라면, 햄버거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엔 권고량을 훨씬 뛰어넘는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간장과 된장, 고추장과 김치, 새우젓과 조개젓, 생선자반, 장아찌 등 각종 염장식품에는 나트륨이 과다하게 들어간다. 음식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 하루 섭취 나트륨 권고량은 2천㎎인데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섭취량은 2012년 기준 4천600㎎이나 된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외식의 경우 나트륨의 함량이 심각해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집의 대표음식 중 하나인 짬뽕이 1위를 차지했는데 1인분의 나트륨 함량이 4천㎎이나 됐다. WTO 하루 권고량의 두배다. 그것도 한끼에 이정도니 아침에 선지해장국(2천519㎎), 점심에 짬뽕, 저녁에 알탕(2천642㎎) 등 하루 세끼 외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9천162㎎이나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반찬을 곁들이게 된다면 WTO 권고량의 다섯배인 1만㎎을 휠씬 초과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식약처와 식품업계가 함께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 효과가 있긴 하다. 식약처가 지난 2012년부터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실시한 이 후 나트륨 함량을 줄인 9개 식품군 165개 제품의 나트륨 함량 감소 수준을 조사한 결과, 평균 21%가 줄었다고 한다. 그동안 식품업계에서는 싱거운 식품은 팔리지 않는다고 우려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다소 싱겁게 했어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현명한 소비자들은 짠 음식을 기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OECD 국가 중 5위(4천583㎎)다. 국민건강을 위해 정부와 업계의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