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들 흔히 말한다.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난 불이지만, 언제나 이로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원치 않는 화염은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이 에너지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양면적인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연간 화재에 의한 사망 및 재산손실의 규모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며, 그 발화원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우리 소방조직에서는 다양한 매뉴얼 및 작전절차를 통하여 대응하려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장 중요하고 원론적인 화재방어는 바로 예방인 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이다.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화재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음식물 화재이다. 우리가 현장에서 보게 되는 음식물 화재의 대부분은 연소확대에 이르기 보다는 발화원만 연소 된 후 자연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연소확대요인은 언제든지 상존하고 있으며 우리가 불을 이용하여 음식을 조리한다는 전제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가 숨쉬는 모든 공간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화재요인이다.
방화(放火)가 아닌 한에야, 우리가 주변에서 겪게 되는 화재는 대부분이 ‘부주의’에서 비롯됨이다. 이것은 비단 군포소방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화재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화재발생요인은 ‘부주의’이며, 그 중에서도 음식물 화재가 가장 많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지식(知識) 혹은 지능(知能)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며, 그 안에서 지나간 과오 및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해가며 이 자리에 도달하였으나, 화재에 대한 경각심만큼은 고대 로마황제가 소방대를 조직하던 시점과 별반 차이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만이라도, 이제부터는 매사에 경각심을 가지고 부주의라는 사회악을 떨쳐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