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7일까지가 유니세프가 정한 ‘세계 모유 수유 주간’이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세계모유수유 주간을 기념해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실시한 ‘모유수유 특강’을 펼쳤는데 이근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분유는 백번 탈바꿈해봤자 소젖일 뿐”이라고 역설했다. 사람은 사람의 젖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보편화된 진실이지만 모유 수유는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지켜준다. 아기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들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고 면역력도 증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모유가 좋은 것은 모두들 안다.
이를 알면서도 출산한 여성이 직장에 복귀하면 대부분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아기에게 송아지가 먹는 ‘소젖’을 준다. 한 통계에 의하면 국내 산모 중 90%가 출산 직후 모유 수유를 시도하지만, 생후 6개월까지 계속하는 산모는 40%에 불과하다고 한다. 모유수유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정의 대부분은 직장 때문이다. 출산 휴가 이후 직장으로 돌아온 여성들이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환경적 요인과 심리적 부담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모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모유 문화를 확산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배려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지난 2006년부터 직장여성들의 모유수유를 돕기 위한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매년 국내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원에 있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도중기센터)가 여성부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부터 ‘2014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로 선정돼 지난 6일 인증서를 받았다. 도중기센터는 임산부를 위한 여성 휴게실을 마련하고 모유 수유 중인 여성 직원을 위해 유축기, 세척 및 소독기, 냉장고 등을 갖추고 수유실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산전·후 휴가 및 급여 제공 ▲공동유아보육시설 운영 ▲출산장려금 및 선물지원 ▲탄력근무제 등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 헤르티에재단에 따르면 가족친화 경영을 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생산성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배려는 일과 가정을 자연스럽게 공존시킬 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일과 출산·육아를 성공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가 경기도 전체로 확산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