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4개 시·군과 서울·인천의 2천500만 주민에게 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팔당상수원에 지난 5일 조류 주의보가 발령됐다. 최근 팔당댐 취수지역에서 측정한 클로로필-a 농도, 남조류세포수 기준이 초과됨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발령된 것이다. 팔당 상수원은 지난 2011년과 2012년에도 조류주의보가 발령, 수돗물에서 악취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조류가 또 생기고 있다. 이번 조류발생 원인에 대해 환경부는 7월초부터 북한강 상류 의암, 청평댐 일대에 남조류 일종인 아나베나가 발생됐기 때문이란다.
북한강은 다른 수계보다 수질이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도 조류가 발생한 것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 현상으로 인한 유례없는 무더위와 지역별 강수량 감소가 주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부영양화에 따라 심각하게 증가 심각한 조류는 팔당 취수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북한강 지역의 경우 올해 1~7월 강수량이 최근 3년 대비 58%에 불과했다. 팔당호의 5~7월 평균 수온은 올해 이상 고온현상으로 작년보다 5℃ 이상이나 상승했고, 1~7월 총강수량도 작년대비 34%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녹조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자연의 현상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인근 지역 시·군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과 축산폐수처리장에서 인(燐)에 대한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상수원에 유입되는 인은 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광역상수도 정수과정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 5월부터 한강유역청, 한강홍수통제소 등과 함께 녹조 대응 T/F팀을 가동해 배출시설, 하수처리장, 비점오염원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시설 55개소를 적발했으며, 팔당호 내 수질검사를 강화하고 하천변 청소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팔당호 폭기(暴氣·워터젯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를 실시하는 한편 팔당호를 원수로 하는 취·정수장 차단막 설치, 분말 활성탄 투입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아울러 녹조대응 T/F팀 회의 개최, 팔당호 상류유입 오염원 지도단속 등 관리를 강화한다고 한다. 참 답답하다. 수돗물의 중요성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평소 이런 사태를 예상하지 못하고 꼭 문제가 발생해야 회의를 개최하고 대책을 운운하는가. 물론 평소에도 지도단속을 해왔겠지만 보다 적극·지속적이어야 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근본적인 대책수립과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