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안전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보건 당국은 에볼라에 대한 대비책이 소홀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라이베리아를 방문, 한 달가량 체류하다가 케냐를 거쳐 이달 1일 귀국한 한 사업가는 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아 검사까지 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국은 그같은 사실을 몰랐고, 일행 3명의 체류 사실과 연락처를 신고했지만, 지역 보건소 등 당국에선 확인전화 등이 없었다고 한다.
급기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에볼라 관리 대상으로 모니터링 받아야 할 분들이 누락된 것은 유감이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 ‘에볼라 출혈열 검역 태세 점검 긴급 국립검역소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문장관은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한 라이베리아에서 한 달가량 머물다 최근 귀국한 한국인 3명의 입국 후 동향을 정부가 전혀 파악하지 못한 문제와 관련, 주무 장관으로서 사과와 함께 현장의 분발과 긴장을 촉구한 것이다.
당국은 부랴부랴 이들에 대해 증상 여부를 조사하고 추적조사에 나섰지만 검역 창구에서의 ‘단순 착오’라고 해명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잠복기가 최대 21일에 이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11일 현재 발생국에서 입국한 사람이 모두 30명으로 이 중 잠복기가 끝나지 않은 17명에 대해 증상 여부를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환자 발생에 대비해 전국 모든 검역소에서 사전 모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다소 불편도 따르겠지만 입국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25∼90%에 달할 만큼 높다. 공기를 통한 호흡기 전염이 아닌 감염된 환자나 동물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 감염되기에 지나친 공포심은 자제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외출 후 귀가시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물 끓여 마시기, 충분히 익힌 음식 섭취 그리고 해외여행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 에볼라바이러스 발생 국가를 경유하거나 다녀온 여행객,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접촉한 후 발열, 두통, 근육통, 매스꺼움, 출혈 등의 유사증상이 있는 경우 보건당국에 즉시 신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