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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게릭(Lou Gehrig)은 베이브 루스와 함께 양키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설의 4번 타자다. 생애 493개의 홈런을 기록한 그는 2천130경기에 연속으로 출장한 철인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건강 이상이 나타난 것은 1938년이었다. 근육이 점점 말을 듣지 않더니 결국 3년을 버티지 못하고 1941년 눈을 감았다. 그에 나이 겨우 38세. 사망 후 그의 등번호 4번은 양키스에서 영구 결번되었다. 당시 사망원인은 ‘근위축성 측색경화증’ 훗날 그의 이름을 따 ‘루게릭병’으로 명명됐다.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돼 근육이 점점 힘을 잃어가며 생기는 퇴행성 신경병증인 루게릭병. 10만명 중 2명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1천500명정도가 있다. 병에 걸리면 팔 다리와 얼굴 주위의 근육이 마르고 힘이 없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대부분 2∼5년 안에 숨진다. 그러나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해서 많은 환자들이 희망을 갖고 투병중이다.

그 중 한사람이 스티븐 호킹박사다. 21세 때 루게릭병으로 진단된 이후 40년이 넘게 생존해 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호흡도 혼자 하지 못하고, 손가락 몇 개만 움직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홀과 양자우주론 등 혁명적인 이론들을 정립했다.

희귀병인 만큼 병을 세상에 알리고 치료비를 모금하는 천사들도 많다. 대표적인 사람이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였던 ‘실링’이다. 39세에 2004년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를 우승으로 이끈 그는 팀이 3연패 후 마지막 4차전 마운드에 오르면서 야구화에다 ‘K ALS’라고 새기고 나섰다. K는 스트라이크 아웃의 약칭이고, ALS는 근육이 위축되는 불치병인 루게릭병의 이니셜이다. ‘루게릭병을 삼진아웃시키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려 했던 의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4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팀은 내리 4연승을 달성, 우승을 이루는 전설을 섰다. 실링은 그 후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단체를 만들었고, 수백만 달러의 성금을 냈다. 삼진 1개마다 100달러, 1승마다 1천달러씩 적립했다.

요즘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유행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실링’과 같은 진정성이 얼마나 있는 지 모르지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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