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가든(Rain garden)’이란 게 있다. 말 그대로 빗물을 사용하는 정원이란 뜻이다. ‘레인시티’를 지향하는 수원시가 최근 도시 사막화 방지와 분산식 빗물 관리를 위해 레인가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소식이다. 수원시가 레인가든을 도입키로 한 것은 도로와 광장 등의 지면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으로 뒤덮여있어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원만의 현상이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 도시의 공통현상이다.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땅은 사막처럼 죽은 땅이다. ‘도시사막화’로 가로수 등 수목이 말라죽는다.
올해 상반기의 수원지역 강우량은 평년대비 25% 정도였다. 이에 따라 도시 사막화가 더욱 심해져 8월 말 현재 20년 이상 성장한 큰 은행나무 가로수 200여주가 잎이 누렇게 뜨는 고사 상태에 달하는 등 심각한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 이는 수원시만의 현상이 아닐 것이다. 이에 수원시가 마련한 근본적 해결방안이 레인가든이다. 수원시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비가 내릴 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 지하 유입을 촉진하고 강우유출량을 줄여 도시 홍수를 예방하는 저영향개발(LID)의 일종으로 녹지와 빗물처리 기능을 결합한 녹지를 말한다.
빗물 이용에 관한한 수원시는 우리나라의 선구적인 도시로 지난 7월에 ‘레인시티’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레인시티 조성을 선포한 뒤 수원종합운동장 빗물저장시설, 빗물이용시설 민간지원 사업, 세계 최초의 사계절 빗물활용 자동노면살수 및 융설시스템 설치, 버려진 상수도 물탱크를 재활용한 빗물집수장치(특허) 등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외 벤치마킹 대상지로 부상, 지난해 10월에는 국제 빗물집수연맹(IRHA)으로부터 염태영시장이 국내 최초 명예회원으로 위촉되고, 국제적인 빗물이용촉진 선도 도시로 인정받았다.
앞으로 수원시는 도시공원, 시설녹지, 도로개설 등 각종 도시개발사업에 레인가든을 반영하는 한편 아파트 등 민간분야 조경에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도시 사막화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가로수와 화초류를 위해 레인가든형 가로수 띠 녹지를 도입한다. 아울러 도로변 빗물받이는 침투형 빗물받이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좋은 시책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 문제점도 있다. 겨울철 제설을 위해 살포하는 염화칼슘이 땅으로 침투해 수목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