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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담뱃값을 올릴 때면 으례 새 담배가 나오는게 공식이었다. 그리고 고급화시킨 양 생색을 냈다. 새 브랜드가 나온다는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은 바로 담뱃값이 오른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이런 담배조차 연초소매상에서는 사기가 힘들었다. 출시되기 무섭게 다방이나 술집에서 단골손님을 위해 매점매석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담배 판매 역사는 1897년부터다. 청나라 상인들은 주로 영국에서 수입한 궐련을 팔았고 일본인들은 본국에서 가져다 팔았다. 해방 이후엔 ‘전매청’이 만들어지고 담배를 국가독점 사업으로 운영했다. 광복 되던해 9월, 전매청에서 만든 ‘승리’ 담배가 처음 출시됐다. 우리 기술진이 만든 최초 담배였다. 가격은 3원으로 고가의 사치품이었다. 당시 쌀 한 말 가격이 45원이었으니 짐작이 간다.

그 다음해엔 ‘백두산’과 ‘무궁화’라는 이름의 담배가 출시됐고 1949년 국군 창설 기념으로 최초의 군용 담배인 ‘화랑’이 나왔다.

화랑은 1981년까지 무려 32년 9개월이나 장수했다. 그 무렵 농민담배인 ‘풍년초’도 나왔다. 가격은 권련형태로 100g에 30환이었다.

195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급 필터 담배인 ‘아리랑’이 나왔고 1960년대에는 22가지의 담배종류가 선보였다. 그중 가격이 100원 이었던 ‘청자’는 1970년대에 200원과 220원인 ‘한산도’와‘거북선’이 나오기 전까지 단연 인기 최고 였다. 1980년대에는 국산 담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알려진 ‘솔’(450원)과 88올림픽을 기념한 ‘88라이트’(600원)가 우리 입맛에 맞는 담배로 애연가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50종의 담배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그중 가장 싼 것은 ‘88라이트’로 1천900원, 가장 비싼 것은 ‘에세SG’로 3천원이다. 국내 담배에는 가격에 상관없이 여섯 가지 세금이 붙는다. 2천500원에 판매하는 담배를 예로 들면, 담배의 원가는 640원정도지만 거기에 붙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를 합하면 판매 가격의 무려 63퍼센트에 해당하는 1천564원이 세금이다. 그야말로 연초를 피우는 것이 아닌 세금을 피우는 셈이다.

10년간 묶여있던 담뱃값이 내년부터 2천원 인상될 모양이다. 덩달아 사재기도 극성이다. ‘국민 건강 보호’‘서민물가안정’ ‘세수 확보’라는 세 마리토끼를 잡으려는 정부의 정책이 성공을 거둘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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