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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양 원더스 해체소식 가슴 아프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창단 3년 만에 전격 해체됐다. 비록 프로구단처럼 열광적이고 많은 팬들은 없었지만 한국 야구사의 한 획을 그은 구단이었다.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2011년 9월15일 창단한 고양 원더스는 프로선수를 꿈꾸는 많은 무명 선수들이나, 프로선수가 되긴 했지만 높은 벽을 넘지 못해 방출돼 좌절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준 야구계의 오아시스, 또는 대안학교 같은 존재였다. 따라서 선수들은 원더스에 들어와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매일같이 고된 훈련을 견뎌냈다.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창단을 발표하면서 허민 구단주는 “한 명의 선수만이라도 프로에 갔으면 좋겠다”라는 소박한 소망을 내비친바 있다. 서울대 야구부 출신으로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허 구단주는 창단 당시 “기회를 잃고 좌절했던 선수가 불굴의 의지로 재기하고 화려한 1군 무대에서 스타로 발돋움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에게 이보다 더 멋진 희망의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허 구단주는 수익창출이 안되는 구단에 매년 30억원이라는 운영비를 지출, ‘부의 사회환원’을 실천해 왔다.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명이라도...’라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3년간 무려 22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기적같은 성과를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번외경기에서도 43승12무25패(승률 0.632)를 기록해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기세로 구단이 계속 유지됐다면 “여기 있는 선수들이 모두 프로에 진출해 이 구단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원더스 김성근 감독의 포부가 이루어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포부는 이제 좌절됐다. 올시즌을 끝으로 원더스의 도전은 멈추고 말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허민 구단주와, 자식처럼 선수들을 지도한 김성근 감독, 프로구단 진입을 고대하며 피눈물 나는 훈련을 해온 선수들의 가슴이 가장 아플 것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야구인들의 아쉬움도 크다. 고양원더스는 ‘구단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확인했다’며 KBO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다. KBO도 나름 사정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실업팀도 없는 한국 야구 현실에서 갈 곳 없는 선수를 받아줬던 고양 원더스의 해체는 큰 손실이다. 다시 살릴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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