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언제부터 우유를 식품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인류학자들은 기원전 1만년경부터 중동 및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종족들이 우유를 식품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원전 4000년경 이라크의 메소포타미아의 우르 지방에서 우유를 식품으로 이용했다는 기록을 찾아볼수 있어서다.
중국에서는 동진(東晋) 때의 ‘양생요집(養生要集)’에 우유나 유제품이 인체에 미치는 효능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서기 300년경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고구려설화에 시조 주몽이 말의 젖을 먹고 자랐다는 기록이 있다. 이같은 내용에 비추어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때 부터우유를 마셨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유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1285년경 고려때 승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한다. 우유로 식품, 즉 유락(乳酪)을 만들어 왕에게 바쳤다는 내용이다. 고려 우왕시대엔 국가상설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라는 목장을 두고 왕실과 귀족 등 특권층에게 우유를 하사했다. 유우소는 조선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에도 우유는 왕이나 상류층 또는 병약한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이용됐다.
이처럼 고급 식품이었던 우유는 1902년 프랑스인 ‘쇼트’가 홀스타인 젖소를 들여오면서 대중화의 토대를 닦았다. 낙농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60년대 초부터다. 이 때까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우유는 시유로만 처리되어 이용됐다. 그러다 1962년 최초로 서울연유가 생산됐고,그 뒤 여러 유가공업체들이 설립되면서 분유,·버터,·아이스크림,·발효유,·치즈 등 각종 유제품이 생산되는‘우유진화’의 르네상스시대를 맞는다.
우유는 아주 오랜전 부터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아왔다.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완전식품이라고 극찬했고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마시는것도 모자라 우유로 목욕을 즐겼던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총리 처칠은 ‘장래를 위한 가장 성공적인 투자는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일’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하얀보약’ 우유가 진화를 거듭해 암 치료까지 되는 우유도 나올 모양이다. 최근 이런 우유를 생산할수 있는‘형질전환 소’가 우리연구진에 의해 탄생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소에게 사람이 필요한 유전자를 넣어 우유를 생산하고 거기서 유익 단백질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고 하니 기대 또한 크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