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이 오는 25~26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숨겨진 보물 ‘1,000 프랑의 보상’을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 오리지널팀으로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소설과 뮤지컬, 영화로 우리에게 친근한 ‘레 미제라블’ 발표 후 4년 후인 1866년 완성된 ‘1,000 프랑의 보상’은 당시 국가 권력을 비판하며 프랑스에서 추방된 빅토르 위고가 건지 섬에서 집필한 작품이다.
12년 간 극작품을 쓰지 않았던 위고가 망명생활 중 이 작품을 완성했다는 소식을 들은 파리의 많은 극단들은 앞 다퉈 상연을 요청했지만, 그는 “자유가 돌아오는 날 제 희곡을 내놓겠습니다”는 편지를 공연 제안을 했던 파리 극단대표에게 보낸다.
진정한 자유가 없는 시대에 공연과 출판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밝힌 것. 그만큼 빅토르 위고의 신념과 애정이 담긴 보물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배경은 1820년 눈 덮인 파리. 장발장처럼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범법자가 된 ‘글라피외’는 경찰을 피해 과부라 불리는 ‘에티에네트’와 딸 ‘시프리엔느’, 혼수상태의 할아버지 ‘제두와르’가 있는 다락방에 숨는다.
시프리엔느와 맞닥뜨린 글라피외는 자신이 창문을 넘어 지붕을 타고 도주하는 것을 눈감아 준다면 신세를 꼭 갚겠다고 약속한다.
그 때, 제두와르가 진 빚 4천 프랑 때문에 대출 알선업자 루슬린이 집달관을 데리고 집을 압류하기 위해 찾아온다. 압류품에는 레슨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제두와르의 피아노도 포함돼 있다.
루슬린은 자기와 시프리엔느의 결혼을 성사시켜 주면 압류집행을 막아줄 수 있다고 흥정을 건다. 이 사실을 옷방에 숨어 들은 글라피외는 이 가족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이 작품은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 예술감독이자 현재 오페라와 연극계의 세계적인 스타 연출가인 로랑 펠리 연출로 2010년 1월, 툴루즈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빅토르 위고의 광팬이기도 한 로랑 펠리는 이 작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무대에 올려 큰 화제가 됐다. 빛과 그림자의 명암대비를 사용해 마치 그림자나 흑백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배우들은 무용에 가까운 동선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각 막마다 색다른 콘셉트와 특정한 색깔을 부각시키며, 시각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작품의 의미까지 풍부하게 담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초연 이후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2011년에는 ‘프랑스 비평가상’에서 연출가상과 무대미술상을 수상했다.
재단 관계자는 “해외 연극 작품을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계 초연했던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공연으로 만날 수 있기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공연”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공연에 맞춰 이달 중 출판사 열화당이 원작 희곡을 국내 최초로 출간할 예정이다. 25일(토) 오후 4시, 26일(일) 오후 2시. VIP석 11만원, R석 5만5천원, S석 3만3천원, A석 2만2천원, B석 1만원.(문의: 031-783-8000)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