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초연된 '오구'를 선보이면서 한국 전통연희양식인 '굿'이 한국연극의 원형적 자산임을 증명했던 이윤택과 연희단 거리패가 13년만에 새로운 굿판 연극 '초혼'을 선보인다.
오는 29, 30일 이틀간(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초혼'(원제 이어도로 간 비바리)은 2003년 문화관광부 전통연희개발공모 당선작이다. 제주도 근·현대 수난의 역사를 제주도 지역의 독특한 전통연희양식인 무혼굿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야기는 개발과 전통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되는 3대에 걸친 한 집안의 수난사를 소재로 한다. 이들이 겪게 되는 수난 과정을 한판 굿으로 풀어낸다.
제주도 너븐드르 들판에 관광호텔이 들어선다는 소문과 함께 오조리 해녀회장 '에미'집에도 땅을 팔라는 은근한 압력이 들어온다. 마을 이장 필구가 호텔업자 농간에 앞장선 결과다. 그러나 '에미'는 너븐드르 땅이 어떤 곳인데 관공호텔이 들어설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 너븐드르 땅은 1948년 제주도 4.3 사건으로 동네 어른과 청년들이 그 자리에서 사살되고 파묻힌 곳이다.
이야기는 가뭄과 양식장 폐사에 대한 방책으로 굿을 하려는 오조리 해녀들과 제주도 관광개발 바람의 충돌로 시작된다. 그러나 굿이 진행되면서 점차 연극은 수직적인 제주도의 역사 현실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식민치하 해녀들의 저항운동과 혼돈스런 해방정국에 일어난 4.3 제주도 양민 학살사건이 펼쳐지고, 그 역사 현실 속에서 숙명적인 악연을 맺게 된 두 집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에미'의 아들 딸 석중이와 순임이의 고통으로 현재화된다. 아들 석중이는 제주도 관광개발에 항의하는 데모로 붙들려가고, 해녀가 되기 싫어 서울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순임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결한다. 자결한 순임이의 넋이 심방의 몸을 빌어 표현되면서 극은 절정에 이른다.
3대에 걸쳐 전개되는 한 집안의 수난사는 굿의 전개와 함께 펼쳐지고, 은폐된 수난의 역사가 파헤쳐지면서 원한을 풀고 서로 용서하는 풀이의 과정을 맞이한다. 뒤풀이로 다 같이 부르는 '서우젯 소리'는 민중의 한과 희망이 담긴 아름다운 가락이다.
극작가 장일홍과 전통연희개발위원회 심사위원 서연호 교수의 추천으로 연출을 맡게 된 이윤택은 산 자들을 위한 굿판 '오구'와 달리 죽은 자들의 넋을 위한 굿판 '초혼'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굿의 세계를 한국 연극의 독자적인 구조와 양식으로 표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오구'를 통해 굿판 연극에 익숙한 연희단거리패와 제주도 심방(무당)이자 연극인 정공철, 예술종합학교 전통연희과 출신 연희자들이 참여한다. (02)763-1268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