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人道)로 다니는 오토바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동차, 차도를 무단횡단하는 사람 등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위반하는 사람마다 쫓아다니며 단속한다고 해서 이런 무질서가 순서대로 움직여질까?
질서(秩序)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물의 조리 또는 그 순서’라고 표기되어 있다. 더 구체적인 뜻은 ‘일을 해나가는 도리 또는 경로가 순서대로 여야 한다’는 것이다. 질서를 위반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자신의 편리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함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 기본의 순서를 지켜나가는 것이 곧, 질서다. 적색등이 켜진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아빠의 손을 잡아끌어 당기는 한 초등학생 딸이 아빠에게 “아빠, 횡단보도는 파란등이 켜지면 건너는 거야...”라고 소리친다. 이 한마디에 아빠는 자신이 순서를 무시했다는 것은 모르고, 창피한 생각뿐이다.
지금 이 시각, 편리함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대한민국 어른들의 도덕적으로 초라한 모습들이다.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건강한 사람이니까, 마약 따위는 손대지 않는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마약을 끊을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표현의 문장을 쓰게 하는 벌을 주어 긍정적인 정체성을 키우게 한 교육법으로 유명하게 된 미국의 여성 교육자 마르바 콜린스는 인종차별이 심한 시대에 흑인으로 태어났으나, 늘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녀 역시 같은 사고를 지니며 자랄 수 있었다.
이제 곧, 올해의 끝과 내년의 시작이 만나는 설레임의 연말연시다. 이때는 누구에게나 헤이해진 마음 때문에 각종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무질서를 질서로 바로 잡아 순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한 경찰의 연말, 연시 노력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개인적인 무질서 의식을 경고하고, 사회나 가정에서 어른들의 질서의식을 자리잡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무질서를 몰아내는 것은 질서이다. 그 질서는 공동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어른들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긍정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