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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짜 지역 특산품 쌀 유통 철저한 단속을

다른 지역 생산 벼 사용…소비자 기만행위, 근절해야

  • 등록 2026.04.21 06:00:00
  • 15면

다른 지역의 벼·쌀을 구매해 경기지역 특산물인 것처럼 판매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이른바 경기미(京畿米)라는 이름으로 각인된 경기도 지역의 쌀은 예로부터 높은 품질을 자랑해왔다. 옛날 임금에게 진상했던 쌀이라고 하여 유명세를 탔고, 한때 이를 노린 ‘가짜 경기미’ 소동도 여러 차례 일어났었다. 생산량이 달린다고 하여 외지에서 생산되는 벼·쌀을 경기지역에서 도정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은 강력히 통제돼야 한다. 


경기신문 취재에 의하면 다른 지역의 벼·쌀을 구매해 경기지역 특산물인 것처럼 포장 판매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수원시의 한 대형마트에는 경기도 외 다른 시도에서 생산된 쌀 중에 특정 지역명을 제품명으로 사용한 두 제품이 발견됐다. 원산지 표시는 ‘국내산’과 ‘경기도’로 표시돼 있었다. 쌀의 원산지는 국내산과 시도, 시군구로 나눠 표시할 수 있다. 


단지 경기도 내 유명 미곡처리장에서 처리됐다는 이유로 경기미 유명세를 이용한 쌀 제품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셈이다. 특정 지역명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섞어 유통하는 방식이라는 얘기인데, 현행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이러한 행위를 모두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일부 판매자들이 지역의 대표 특산물 이미지를 내세워 쌀을 판매하면서 정작 해당 지역 생산량이 부족해지면 다른 지역 벼·쌀을 들여와 물량을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특정 지역명을 사용하는 한 브랜드 미곡처리장의 경우 벼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는 다른 지역에서 들여온 벼와 쌀을 가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곡처리장은 벼 반입·건조·도정·판매 등 미곡 전 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브랜드 미곡처리장 관계자는 “각 지역마다 일 년 내내 생산되는 물량이 부족하면 다른 지역에서 벼를 사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산지를 경기도로 표기한다고 해도 같은 품종의 벼가 충청도에서 생산된다면 이를 구매해서 쓴다”고 실토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원산지 혼동 우려 표시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명이 들어간 ‘00쌀’이라는 제품명과 같이 지역명과 농산물 명을 함께 사용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만 재배된 쌀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이는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따른 유권해석일 뿐이며, 실제 처벌은 원산지 표시 단속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법에 구체적인 처벌 기준을 마련하면 (소비자 기만행위 예방에)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는 이를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소비자 요구에 의해 과거와 달리 원산지 표시 기준과 관련 처벌 조치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가짜 경기미’ 사건으로 인해 엄청난 소동을 겪었던 경기지역에서는 이런 편법적 유통질서 문란을 간과할 수는 없다. 20여 년 전 서울에서는 저가의 쌀을 도정한 뒤 비싼 경기미로 속여 팔아온 농협 조합장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에 차려놓은 정미소에서 도정한 강원도와 충청도 일대의 쌀 380억 원어치를 경기미로 속여 대형 할인마트와 식당 등에 납품해 30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었다.


10여 년 전 부산에서도 공무원을 앞세워 일반 쌀을 명품 경기미인 것처럼 속이고 전국에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었다. 이들은 전국에서 구매한 일반 쌀을 ‘경기도지사 인증 명품 쌀’이라고 적힌 포대에 담아 전국에 조직적으로 유통해 부당이득 17억 5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었다. 


‘경기미’는 경기도 농업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농산품이다. 경기도 땅에서 재배한 벼가 아닌데, 단지 경기도에서 도정했다고 지역 특산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위는 허용돼선 안 된다. 이는 나아가 ‘경기미’의 명성을 뿌리째 좀먹는 근시안적인 상혼일 따름이다. 강력한 감시 시스템 작동은 물론, 미비한 관련 법규 보완에도 적극적으로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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